제60화
그는 어디에 머물든 늘 집 안을 극도로 조용하게 유지했다.
그런데 방금 들려온 웃음소리는 이 집에 처음으로 온기를 불어넣는 것처럼 느껴졌다.
성지태는 노트북을 덮고 2층으로 올라갔다.
방 안에서는 심민지와 은서가 침대 위에서 뒹굴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리저리 굴러다니느라 문 앞에 누가 서 있는지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오늘 하루 종일 배달을 했고 어느새 가을에 접어들었어도 여전히 햇볕은 매서웠다.
이렇게 고생을 감수하며 살고 있다는 건 이제 예전처럼 요령만 부리며 지름길을 찾던 여자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성지태의 가슴이 문득 뜨거워졌고 목이 무언가에 막힌 듯 답답해졌다. 머릿속에 있어서는 안 될 생각이 스쳤다.
그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그 터무니없는 생각을 밀어냈다.
그때, 심민지가 베개로 은서를 살짝 눌러 장난치다 고개를 들었고 문가에 서 있는 성지태를 보는 순간 얼굴의 웃음기가 단번에 사라졌다.
심민지는 베개를 내려놓고 은서에게 말했다.
“이제 잘 시간이야.”
아이는 정말로 얌전히 누웠고 거의 바로 잠들었다.
아이들이 잠에 드는 속도는 참 부러울 정도로 빨랐다. 아마 하루 종일 따라다니느라 많이 지쳤을 것이었다.
심민지는 살금살금 문을 닫고 낮은 목소리로 성지태에게 말했다.
“내일 시간 있어요?”
자신을 마주하자 다시 그 익숙한 가면을 쓰는 심민지를 보며 성지태는 조금 전 그런 생각을 한 게 어이없이 느껴질 정도였다.
“무슨 일인데.”
“경찰에 한 번만 알아봐 줄 수 있을까요? 은서 신원 조회가 어디까지 됐는지요. 제가 계속 아이를 데리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오늘도 배달 여러 건이 늦었어요.”
“배달 안 해도 되잖아.”
그러자 심민지는 생각 없이 튀어나온 말로 받아쳤다.
“그럼 저 먹여 살려 주시게요?”
성지태가 잠시 멈칫하더니 팔짱을 끼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녀를 내려다봤다.
“되지.”
그제야 심민지는 깨달았다. 성지태는 원래부터 그녀를 ‘먹여 살리려’ 했다는 것을.
그런 사람에게 여자를 하나 부양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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