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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이 시간대에 나가 배달을 해도 애매했고 며칠째 아이가 자신을 엄마라고 불러왔던 터라 심민지는 직접 아이에게 밥을 해주고 싶어졌다. 성지태가 물었다. “뭐 하려는 거야?” “은서 밥 해주려고요. 며칠이나 저를 엄마라고 불렀잖아요.” 성지태는 거실에서 일을 보고 있었지만 시선은 계속 부엌으로 향했다. 아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심민지의 모습 덕분에 차갑기만 하던 별장에 처음으로 생활의 온기가 스며드는 듯했다. 그 느낌은 묘하게 많은 것들을 달래주는 힘이 있었다. 도무지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았고 시선은 계속 부엌의 그 한 사람에게로 끌려갔다. 심민지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그녀를 곁에 두고 싶다는 성지태의 생각을 점점 더 굳게 만들었다. 너무 오랫동안 혼자 지내온 탓이었다. 갑자기 누군가가 일상의 온기를 들여놓자 혹한 속에서 살던 사람이 장작이 가득한 집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감히 누가 이러한 감각을 끊어낼 수 있겠는가. 심민지는 집에 있는 재료들로 반찬 네 가지에 국 하나를 만들었다. 그러고는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만족감을 느꼈다. 오랫동안 일만 해왔지,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해 제대로 밥 한 끼를 차려본 적이 없었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살던 곳에 밥을 해 먹을 환경 자체가 없었을 뿐이었다. 예전에는 집에서 밥을 먹는 게 가난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에는 아예 밥조차 해 먹을 수 없는 가난함도 있다는 걸 그때서야 알았다. 심민지는 은서를 깨우러 가려다 아이의 방 쪽에서 울음소리를 들었다. 방 안에서 울면서 계속 엄마를 부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심민지는 급히 다가갔다. “은서야, 엄마 여기 있어.” 하지만 은서는 그녀를 전혀 보지 못한 듯 방 안을 헤집으며 울부짖었다. “엄마...” 심민지가 아이를 안아 올렸다. “은서야, 엄마 여기 있잖아. 울지 마.” 그런데 은서는 그녀를 밀쳐내더니 다시 방 안을 돌아다니며 엄마를 찾았다. 아이가 갑자기 그녀를 엄마로 알아보지 못하는 것에 성지태와 심민지 모두 이상함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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