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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육지헌은 그녀를 뿌리치며 바닥에 떨어진 태블릿 조각을 가리켰다. 그의 목소리는 분노에 차 있었다. “그럼 이 녹음 파일들은 뭐야? 이것도 널 함정에 빠뜨리려고 위조한 거야? 소민희, 나한테 얼마나 많은 일을 숨겼는지 말해 봐. 임 교수님을 죽인 게 너야?” “아니야, 정말 내가 아니야.” 소민희는 그의 품으로 달려들어 다시 그의 옷깃을 잡았다. 눈물이 비 오듯 쏟아졌다. “지헌 오빠, 날 믿어줘. 난 오빠의 민희야. 내가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겠어? 다 강태리 짓이야. 날 미워해서 김도운이랑 손잡고 우리에게 복수하려는 거라고.” “강태리가 어떻게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척하고, 빈소에서 연기했는지 기억 안 나? 마스터 급 연기자잖아. 강태리는 사기꾼이라고.” “태리가 사기꾼이라고?” 육지헌은 그녀의 능숙한 연기를 보며 과거의 애정 때문에 생겼던 마지막 망설임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그 대신 격렬한 분노와 기만당했다는 치욕감만이 남았다. “도대체 누가 속이는 건데? 신장 문제부터 임 교수님 죽음, 그리고 네가 말한 생명을 구해준 은혜까지. 소민희, 넌 날 바보 취급하며 가지고 논 거야.” 그가 생명을 구해준 은혜를 말하자 소민희의 동공이 순간적으로 움츠러들며 당황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육지헌은 그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순간적으로 그녀에게 다가섰고 그의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그리고 어릴 때 일 말인데, 날 구해준 게 정말 너였어?” 이 마지막 한마디가 소민희의 마지막 방어선을 무너뜨렸다. 육지헌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과 그의 얼굴에 드러난 의심과 분노의 기색을 보며 그녀는 명백한 증거 앞에서 그 어떤 변명도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대한 공포와 절망이 그녀를 덮쳤다. 소민희는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고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곧 그녀는 힘없이 쓰러졌다. “약... 내 약... 심장...” 그녀는 신음하며 눈빛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마치 심장마비가 올 것 같은 모습이다. ‘또 이 수작이구나.’ 평소였다면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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