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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그녀는 꼼짝 못 하는 강태리를 보며 악랄한 미소를 지었다. “임형석이 죽기 직전에 어땠는지 알고 싶어?” 그녀는 강태리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마치 독사가 신을 내뱉는 듯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난 그 영감탱이 앞에서 딸 사진을 한 장씩 태워버렸지. 그놈은 개처럼 기어와 나에게 빌었어. 자기 딸만은 살려달라고 말이야. 이마에서 피가 철철 흐르더라. 나는 하이힐로 영감탱이의 손을 밟아버렸고 고통으로 온몸을 떠는 걸 지켜봤어...” 강태리는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몸을 움직이려 발버둥 쳤지만 겨우 몸을 떨 뿐이었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어.” 소민희는 악마처럼 웃었다. “난 영감탱이가 소중히 여기는 상장과 훈장들을 모두 찢어버렸어. 정말 처량하게 울더라. 평생 노력한 결과라고 말이야.” 그녀는 과일칼을 집어 강태리의 얼굴을 살살 쓸어내렸다. “마지막으로 나는 영감탱이가 네게 써준 추천서를 태워버렸어. 네가 가장 아끼는 제자라고 그 편지만큼은 남겨달라고 애원했지.”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강태리는 힘이 생겼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침대에서 굴러떨어져 소민희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악. 놔.” 육지헌이 돌아왔을 때 바로 그 광경을 목격했다. 그는 즉시 달려들어 강태리를 떼어냈다. “지헌 오빠.” 소민희가 그의 품으로 달려들며 얼굴에 난 손톱자국을 보여줬다. “태리 씨가 걱정돼서 보러 왔을 뿐인데 갑자기 미쳐서 나를 공격했어.” 육지헌은 소민희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며 눈빛이 차갑게 굳어졌다. “강태리, 넌 정말 구제 불능이구나.” 그는 소민희를 안아 올리며 경호원에게 지시했다. “저 여자를 지하에 가둬. 반성할 시간을 좀 줘야겠어.” 지하의 공기는 차갑고 습했으며 곰팡냄새가 코를 진동했다. 강태리를 가장 두렵게 한 것은 구석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였다. 뱀이 기어가는 소리였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뱀을 무서워했고 육지헌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첫날에는 누군가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둘째 날부터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셋째 날,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리던 그녀는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는 뱀의 그림자 때문에 정신이 붕괴할 지경이었다. 넷째 날, 다섯째 날, 여섯째 날... 강태리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지하의 문이 마침내 열렸을 때 강태리는 몸을 일으킬 힘조차 없었다. 그녀는 힘겹게 기어 나왔으나 너무 허약한 탓에 바닥에 쓰러졌다. 육지헌이 그녀 앞에 서서 초라한 모습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연기하지 마. 밥도 잘 주고 물도 잘 줬잖아. 방에만 있으라고 한 건데 강태리, 네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줄 몰랐네. 가짜 장례식을 치르더니 이젠 허약한 척하다니.” 강태리는 그 순간 모든 것을 깨달았다. 또 소민희가 꾸민 짓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설명할 기력조차 없었고 설명할 마음도 없었다. 육지헌이 몸을 숙여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며칠 가뒀더니 효과가 좀 있나 보네. 이제 좀 냉정해졌어?” 강태리가 고개를 들었다. 메마른 입술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그녀는 한때 깊이 사랑했던 이 남자를 바라보며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은 처절했고 절망적이었다. 육지헌은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육지헌.” 그녀의 목소리는 귀에 거슬릴 정도로 쉬어 있었다. “당신은 후회할 거야.” 말을 마친 그녀의 시야가 어두워졌고 결국 의식을 잃었다. 강태리는 진한 소독약 냄새 속에서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 눈에 들어온 것은 육지헌의 기쁨이 묻어나는 얼굴이었다. 그는 병상 앞에 앉아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고 오랫동안 보지 못한 온기가 눈빛에 맴돌았다. “강태리, 드디어 정신을 차렸구나.”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손등을 부드럽게 쓸었다. “너 종일 의식을 잃고 있었어. 난 네가 정말 죽는 줄 알았어. 너... 임신 6주 차라는 걸 알고 있어? 이제는 난리 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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