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환장하겠네! 왜 나는 옥정이 말하는 게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지지?’
“다들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내려가 봐요. 조국철은 이미 깨어났어요.”
조옥정이 나를 향해 말했다.
“드디어 깨어났단 말인가!”
조금 전의 어색함도 사라진 채 나는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깨어나긴 했지만 이 일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으니 일단 마음의 준비를 하고 밥부터 드세요. 이따가 또 나가야 해요. 환약으로는 사흘밖에 버티지 못하니.”
여전히 부드럽게 말하는 조옥정에 대해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만약 조옥정이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알겠어. 당신 말대로 할게.”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과연 이미 깨어난 조국철이 뜰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국철 아저씨, 좀 괜찮아지셨어요?”
“네가 날 보러 오다니.”
나를 보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조국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내 손을 꽉 잡았다.
“이렇게 흥분하시면 안 돼요.”
‘옥정이 말한 대로 비록 깨어나긴 했으나 여전히 매우 허약해 보이네.’
그의 손을 잡으니 마치 얼음덩이를 만진 것처럼 차가웠다.
‘이러니 한여름에도 햇볕을 쬐고 있었던 것이군.’
“고마워.”
조국철이 또 말을 꺼냈다.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아저씨께 감사해야죠. 만약 아저씨가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쯤 이 세상에 없었을 거예요.”
이건 내 진심이었다.
‘할아버지와 조국철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미 죽은 목숨이겠지.’
“그건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어. 물론 나도 네 할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이 세상에 없었어.”
조국철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황영수와 조국철이 무슨 사이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황영수가 그를 구한 적이 있는 것 같았다.
‘자세한 내막은 몰라도 조국철이 의리 있는 사람이라는 건 확실히 보여.’
“국철 아저씨는 왜 갑자기 쓰러지신 거예요?”
“원래는 회사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가 고위직 몇 명을 불러서 빌라에서 조촐하게 축하연을 열어 술을 조금 많이 마셨는데 다음 날 몸이 엄청 피곤하더구나. 그러다 머리가 멍해지더니 그 뒤로는 정신을 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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