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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나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염효남과 악수하였다. 희성시에 도착하기 전에 내 약혼녀일 가능성이 높은 여성을 만난 것이다. “선생님, 아직 성함을 안 알려주셨어요.” 내가 한참 동안 말하지 않고 멍을 때리는 모습에 그녀는 손을 흔들었다. “아... 황원태라고 합니다. 원태라고 불러도 돼요.” 나는 정신을 차리고 대답하였다. “황원태요?” 염효남은 내 이름을 듣자 갑자기 몸을 움찔거리며 숨을 크게 들이마시자 풍만한 가슴이 살짝 일렁거렸다. 그녀는 곧 평정을 되찾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황원태 씨,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그러고 나서 그녀는 바로 돌아서서 유괴범 사건을 처리하러 갔다. 철도경찰들에게 제압당한 중년 여성은 기차에서 내린 후,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기차의 경적이 울리면서 다시 승객들을 태우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달려갔다. “여보, 왜 방금 그 여자에게 당신은 약혼자라고 소개하지 않았어요?” 조옥정은 살며시 내 곁에 왔다.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달콤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염효남을 알아봤을 때 그녀도 염효남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자리에 돌아가 앉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아직 내 약혼녀인지 확실하지 않잖아. 괜히 틀리면 귀찮아지니까.” “아, 그렇군요. 알겠어요.” 조옥정은 내 대답에 불만을 한 듯이 고개를 숙이고 서운하면서 질투 어린 기색을 드러냈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나는 그녀를 품에 안고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아내가 몇 명이 있든지 정실부인은 너 하나뿐이야.” 말하고 나서 나는 그녀의 부드러운 붉은 입술을 탐했다. “아!” 조옥정은 뜻밖의 스킨십에 놀랐지만 이내 주도권을 잡고 혀까지 내밀고 나의 환심을 사려고 애썼다. 그녀 때문에 내 마음이 설렜고 몸이 달아올랐다. 지금 기차에 있지 않았다면 벌써 그녀를 눕혔을지도 모른다. 이윽고 한 시간 동안 기차에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고, 나는 무사히 희성시의 기차역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서둘러 짐을 챙기고 염효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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