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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박도운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강한 기세가 압박처럼 밀려들었고 차갑게 식은 눈빛이 허준혁을 꿰뚫어 보듯 내려앉았다. “허 교수님은 늘 서희만 생각하시는 척하셨죠. 하지만 저는 아주 또렷이 기억합니다. 서희 장례식 때, 그 죽마고우라는 분은 얼굴 한번 안 비추셨더군요?” 허준혁이 의미심장하게 웃음을 흘렸다. “호렌 그룹 사업이 전 세계에 퍼져 있다더니, 박 대표님께서는 누가 조문을 오고 안 왔는지까지 일일이 기억하고 계시네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서희를 정말 많이 그리워하는 줄 알겠습니다?” ‘이 새끼가...’ 그 말이 마치 아픈 데를 정통으로 찌른 듯했다. 박도운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한 명은 결혼하고도 3년 동안 남편 옆에서 몸 따로 마음 따로... 사랑하는 척 연기하고 또 한 명은 십수 년 동안 짝사랑하는 척 숨겨놓고 딴 속셈을 품고... 정말 연기력만큼은 기가 막히네요.” 허준혁의 얼굴빛이 단번에 굳어졌다. “몸 따로 마음 따로라니요! 어떻게 이제 와서까지 서희를 그런 식으로 매도하십니까?” ‘서희?’ 입에서 튀어나온 그 친근한 호칭을 듣는 순간, 박도운은 마치 도화선에 불이 붙은 폭탄 같았다. 그가 갑자기 성큼 다가가 허준혁의 가운 깃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서희? 감히 내 앞에서 그 이름을 입에 올려? 죽어서도 네 곁을 못 떠나게 하려는 건가?” 목이 조여 한순간 숨이 턱 막혔지만 허준혁은 오히려 또렷한 목소리로 받아쳤다. “박 대표님은 이제 곧 새 신부 맞이하시잖습니까. 그러면 죽은 전 부인이 제 곁을 맴돌든 말든 더 이상 상관없으신 거 아닌가요?” ‘전 부인?’ 그 세 글자는 박도운이 간신이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완전히 끊어냈다. 불끈 쥔 주먹이 그대로 허준혁의 광대뼈를 향해 내리꽂혔다. 허준혁은 비틀거리며 뒤로 밀려나 실험장비에 부딪혔다. 금테 안경이 한쪽으로 삐뚤어졌고 입가에는 순식간에 피가 번졌다. “허 교수님!” 연구소 직원들과 보안 요원들이 허겁지겁 달려왔다. 박도운이 데려온 경호원들도 즉시 앞으로 나와 벽처럼 둘러섰다. 양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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