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박도운은 깜짝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 임서희가 생전에 하던 행동과 완전히 똑같았다.
박도운뿐만 아니라 박충수도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이때 본가 집사가 달려와서 박충수를 부축했다.
임서희는 본가 집사에게 그를 넘기고는 뒤로 빠지려 했다. 그런데 박충수는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는 눈시울을 붉힌 채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희야, 정말 너야? 드디어 내 곁으로 돌아온 거니?”
임서희는 정체를 들킨 줄 알아서 그 자리에 굳었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어.”
박충수는 목 놓아 울면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서희야, 왜 더 이상 할아버지라고 부르지 않아? 그날에 너를 혼낸 것 때문에 서운해서 이러는 거냐? 할아버지가 전부 잘못했어. 너한테 그러는 게 아니었는데... 나라도 너를 보살펴 주어야 했어. 서희야, 정말 미안해.”
“할아버지, 사람 잘못 보셨어요.”
박도운이 그쪽으로 걸어가면서 다급히 말했다.
“이 사람은 가희의 경호원일 뿐이에요.”
그는 가끔 임서희에 관한 기억이 떠오르곤 했다. 하지만 이신영은 절대 임서희가 아닐 거라고 확신했다.
바람이 불면 재가 되어 날아갈 것 같은 그 여자가 어떻게 맨손으로 사자개를 물리친단 말인가?
그는 이신영을 보면 볼수록 임서희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을 떠난 임서희가 돌아올 리 없었다.
“우리 서희가 아니란 말이야?”
박충수는 눈물을 흘리면서 임서희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그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얘야, 너한테 다시 물을게. 너는 서희가 맞느냐?”
임서희는 심장이 멎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솟구쳐 오르는 감정을 애써 누르면서 말했다.
“아니에요.”
기대로 가득 찬 박충수의 눈빛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두 눈은 초점을 잃고 허공에서 맴돌았다.
박충수는 그녀를 놓아주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희야, 할아버지 곁을 떠나려는 거야? 나를 두고 저 멀리 가버리면 어떡해?”
임서희는 마른 나뭇가지처럼 힘없이 늘어져 있는 그를 보고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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