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임서희는 멀지 않은 곳에 숨어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표정을 보니 박도운은 아직도 그녀를 미워하는 것 같았다. 단지 몇 초 정도 보았을 뿐인데 당장 찾아내서 죽일 기세였다.
이때 허준혁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허 교수님.”
“서희야, 괜찮아? 박도운은 오늘 연구소에 사람을 보내기로 했었어. 그런데 갑자기 내일 오겠다고 하더라. 혹시 네가 박도운을 막은 거야?”
임서희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알려주었다. 그러자 허준혁은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서희야, 네가 얼마나 위험한 일을 벌였는지 알아? 만약 박도운이 네가 살아있다는 걸 알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허 교수님, 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 연구소의 데이터를 옮기는 게 더 중요해요.”
“될수록 빨리 데이터를 옮길 테니 너 자신을 잘 보호해야 해. 슈퍼칩은 50퍼센트 정도 융합되었어. 만약 100퍼센트가 된다면 너는 전례 없는 최강 대뇌를 가지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허준혁은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알겠어요. 조심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임서희는 전화를 끊은 뒤, 재빨리 박씨 가문 별장으로 향했다. 경호원들이 발견하기 전에 창문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방에서 걸어 나왔다.
이때 한곳에 모여 있던 도우미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박 대표님의 표정을 보셨어요? 전처가 만들기 좋아하는 제미라 디저트잖아요.”
“예전부터 이 디저트를 식탁에 올리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오늘은 그 디저트를 보고도 아무 말씀 안 하셨죠. 게다가 디저트를 다 드셨어요. 혹시 전처한테 미련이 남은 걸까요?”
방에서 나오던 임서희는 마침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모두 입조심하세요.”
그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중년 도우미가 입을 열었다.
“전처에게 미련이 남았다고요? 이 집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르나 보네요. 사실 그 여자는 박 대표님의 전처가 아니에요.”
도우미들은 깜짝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들이 계속 의심하자 중년 도우미는 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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