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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숨이 막힐 듯한 적막이 거실 전체를 얼려버렸다. 박도운의 눈동자는 지진이라도 난 듯 크게 흔들렸다. “말도 안 돼... 네가 임서희일 리가 없어...”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의심하자 임서희는 부드럽게 되물었다. “많이 닮았죠, 어때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가벼운 말투가 이 별장 안의 공기를 다시 한번 뒤흔들어놨다. “닮았냐고?” 박도운은 마음이 복잡한 듯 미간을 잔뜩 찡그렸다. 그리고 갑자기 머릿속에서 뭔가 ‘팅’ 하고 끊어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품에 안고 있던 류가희를 내려놓고 임서희에게 바싹 다가가며 위협적으로 물었다. “대답해. 넌 대체 누구야?” “저는...” 임서희가 아직 말도 꺼내지 않았는데 박충수가 지팡이를 짚으며 서둘러 다가왔다. 그의 목소리는 간절함으로 떨리고 있었다. “서희야...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네 정체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였어. 이제 확인했네. 아직도 이 할아버지를 받아줄 생각이 있니?” 임서희는 목구멍까지 감정이 차오를 만큼 울컥했지만 애써 억누르고 차분히 말했다. “어르신, 사람을 잘못 보셨어요.” “내가 사람을 잘못 봤다고?” 박충수는 한 걸음 더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샅샅이 훑고 진지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우리 서희의 얼굴이랑 똑같아. 조금도 다르지 않아.” 그때까지 침묵하던 송현수가 앞으로 나섰다. “어르신, 박 대표님, 두 분께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이신영 씨의 얼굴은... 대대적인 성형 수술을 받은 얼굴입니다.” “성... 성형?” 박충수는 얼굴이 완전히 굳어졌다. 그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송현수는 미리 임서희와 약속한 대로 설명했다. “두 분도 보시다시피 이신영 씨의 피부는 갓 태어난 아기의 피부처럼 매끈합니다. 이건 일반 시술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얼굴형과 이목구비도 전부 손을 댔습니다.” 그 말을 듣자 복도에 있던 류가희는 지옥에 갔다가 천당으로 돌아온 듯 표정이 풀렸다. ‘다행이다. 진짜 임서희가 아니네?’ 그러나 박도운은 여전히 경계의 눈초리로 임서희를 살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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