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어? 새언니라니?”
고민욱의 입가에 알 수 없는 웃음이 번졌다.
“정말로 내 형수님이 된다면 꽤 재미있겠는데.”
김민지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둘째 오빠, 그딴 여자가 우리 집 문턱을 넘게 두고 볼 거야?”
그 말에 고민욱은 흘끗 그녀를 보았다.
“왜? 질투 나?”
“아니! 그런 뜻 아니야. 다만, 유지안 같은 그런 여자를 누가 원하겠어?”
“난 괜찮던데. 네 말처럼 그런 여자는 아닌 것 같아.”
그 한마디에 김민지는 말문이 막힌 듯 침묵했다.
잠시 후, 그녀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물었다.
“설마 둘째 오빠도 그 여자한테 관심 있는 건 아니지?”
고민욱은 대답 대신, 근처에서 수다를 떨고 있던 테니스복 차림의 소녀들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소녀들이 웃으며 다가와 살갑게 매달렸다.
그는 한 손으로 한 명씩 끌어안더니 대담하게 볼에 입을 맞췄다.
그렇게 테니스장 위엔 웃음소리가 한층 더 커졌다.
김민지는 그들 틈에서 밀려나 애써 웃으며 라켓과 물병을 정리했다.
그러다 무언가 떠오른 듯,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옆으로 가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마치고 돌아온 그녀의 표정은 한결 상쾌해져 있었다.
그 사이 고민욱은 여전히 몇 명의 소녀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곧 김민지가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꺼냈다.
“아, 들었어? 진슬기 선배가 내일 시내 유명 화랑 전시회를 보러 간대.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간다더라. 부럽다.”
“뭐가 부러운데?”
고민욱이 코웃음을 쳤다.
“그런 자리에서 인맥도 넓히고 좋은 사람도 만나고 나쁘지 않잖아. 혹시 몰라, 대단한 사람을 알게 될지도.”
그는 입꼬리를 올렸다.
“내 존재 자체가 인맥인데 또 무슨 인맥을 만들어.”
“그런데 말이야. 큰오빠도 거기 얼굴 비춘다더라. 혹시 여자도 데려가면 어쩌나?”
고민욱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가장 귀엽게 생긴 소녀에게 말했다.
“자, 시작하자.”
...
운전기사는 나를 바닷가에 있는 한 별장으로 데려갔다.
탁 트인 전망에 부드러운 햇살, 다만 바람이 조금 센 편이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가구며 가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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