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두 사람은 여전히 정성 들인 듯 세련된 차림이었지만 내 시선은 그들이 들고 있는 쇼핑백으로 향했고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정말 우연이네요. 두 분, 중고 가방 사러 오셨어요?”
내 말에 박서연의 표정이 확 굳었다.
“유지안 씨, 지난번 일 아직 계산도 안 끝났는데 왜 그렇게 잘난 척하세요?”
그리고 옆에 있던 차유진도 비아냥거렸다.
“서연아, 이런 데 오는 사람들은 목적이 뻔하지 않나? 돈 없어서 물건 팔러 온 거지.”
그러고는 코웃음을 치며 계속 말했다.
“봐, 연 대표님이랑 헤어지니까 아무것도 아니잖아. 전엔 그렇게 사모님 행세하더니 꼴좋네.”
두 사람은 입을 가리고 낄낄거렸다.
솔직히 나는 진짜 물건 팔러 온 게 맞지만 이렇게 딱 마주치니 기분이 영 아니었고 괜히 상대해 줄 생각 없이 몸을 돌려 앞으로 걸었다.
그러자 박서연이 뒤에서 소리쳤다.
“어머, 왜 그냥 가세요?”
나는 두 사람의 목소리를 몽땅 무시하고 VIP실로 향했다.
“지안 씨, 그거 알아요? 며칠 뒤에 연 대표님이 귀국 환영 파티 연대요. 진슬기 씨를 위한 성대한 파티.”
박서연의 한 마디에 나는 발걸음이 멈췄다.
그리고 박서연은 그걸 기다렸다는 듯 노골적으로 조롱하며 말을 이어갔다.
“참 부럽네요. 남자가 누굴 좋아하면 뭐든 다 해주는 법이죠. 평생을 바라도 못 얻는 걸 어떤 여자는 손가락만 까딱해도 받았네요.”
차유진도 옆에서 맞장구쳤다.
“지난번엔 생일까지 챙겨주더니 이번엔 환영 파티라니... 이거 곧 공식 발표하려는 거 아닌가?”
그 말에 박서연이 비웃듯 대답했다.
“이미 오래전에 공식 발표를 한 셈이지. 그냥 어떤 여자가 믿기 싫어서 스스로 속이고 있었을 뿐. 불쌍하게.”
곧 차유진이 또 거들었다.
“근데 진슬기 씨 반년 전에 귀국했잖아? 왜 이제야 환영 파티를 하는 거지?”
박서연이 나를 슬쩍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공연 홍보할 구실 만드는 거겠지.”
그들의 주고받는 말에 나는 코웃음을 치고 자리를 떴다.
사실 모든 건 그저 날 자극하려는 수작일 뿐이었다.
예전의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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