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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다급해진 이운학은 굳어있는 박서연의 표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자기야, 이 목걸이 사자. 봐, 이건 한 번도 착용 안 했잖아. 매장 가서 사면 바가지 쓰는 거지.” 보기에도 박서연은 오늘 보석을 살 생각이 전혀 없었고 살 의사도 없었다. 그저 일부러 나를 불쾌하게 하려고 이운학을 데려온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는 너무 눈치가 없어서 오히려 박서연의 기분을 망쳐버렸다. 도주은은 내 뜻을 금세 알아챘고 옆에서 부추기듯 말했다. “맞아요. 지안이 말이 백번 맞죠. 이런 브랜드 제품은 매장 밖에선 가치가 없어요. 매장 가서 사면 바보 취급만 당할걸요? 그런데 지안이가 좋아해서 이런 쓸데없는 데 돈을 쓰는 거예요. 지금도 싫어하는 건 아닌데 그냥 팔아서 제대로 된 좋은 걸로 바꾸려는 거고요.” 도주은은 박서연을 향해 눈짓하며 이런 말을 덧붙였다. “박서연 씨, 이런 거 그만 사고 좋은 거 사세요.” 박서연은 심술이 났는지 되물었다. “좋은 거라고요?” 도주은는 냉랭하게 대답했다. “남자 친구분 데리고 진짜 매장 가서 사요. 수백만에서 수천만, 그리고 몇억씩 하는 좋은 게 널려있다고요. 그런데... 그걸 살 능력이 있느냐가 문제죠.” 박서연은 화가 나서 이를 꽉 악물더니 옆에 있는 이운학을 툭 치며 울먹이듯 물었다. “나한테 사준다고 해놓고 왜 이런 싸구려만 사? 나 사랑하는 거 맞아?” 미인은 눈물만 흘리면 영웅도 곤란해진다더니 그 말이 딱 맞다. 박서연은 미인은 아니지만 성형과 메이크업 덕에 그나마 예쁜 편이었다. 이운학도 아마 그녀 외모에 많이 반한 듯했고 바로 달래며 대답했다. “아, 내가 살게. 내가 살 거야. 근데 서연아, 우리가 여기까지 왔으니 새 거로 골라야지. 아예 처음부터 네 것인 물건만 사줄게.” 박서연은 분풀이하며 나를 쏘아봤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뭔지 정확히 말은 못 하는 눈치였다. 나는 천천히 두 개 목걸이를 다시 집어 들며 말했다. “이 두 개는 저도 마음에 들어서 안 팔 거예요.” 그러자 박서연은 바로 외쳤다.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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