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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이 남자에게 더는 관심 없어!

고개를 든 서아린은 주민우의 볼이 멍든 것을 보자 진선희가 미쳐 날뛰는 이유가 이해됐다. 서연오가 확실히 세게 때렸나 보다. 바로 이때 진선희가 이를 갈며 내뱉는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민우야, 이번 일 절대 그냥 넘어가면 안 돼. 넌 우리 주씨 가문의 후계자야, 금이야 옥이야 컸는데 감히 함부로 때리다니!”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말을 마친 후 담담한 눈빛으로 서아린을 흘끗 쳐다본 뒤 돌아서서 서재로 들어갔다. 뒤따라 계단을 올라가던 서아린은 몇 걸음 걸은 뒤 다시 돌아서서 심유라를 바라보았다. “형님께서 조금 전 그러셨죠? 아무리 가까운 사이더라도 거리는 유지해야 한다고요. 사리에 밝고 분수를 잘 아는 분이시니 이 부분도 잘 지키시겠네요. 저도 앞으로 형님을 본받아 잘 배우겠습니다.” 의미심장한 얼굴로 입꼬리를 올리며 살짝 웃는 서아린의 모습에 심유라는 허를 찔린 듯했다. ‘빌어먹을 서아린. 쟤 설마 뭘 알기라도 한 거야?’ 서아린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계단을 올라갔다. 뒤에서는 진선희가 끊임없이 욕설을 내뱉었다. 서재 문 앞에 도착하자 안쪽에서 밀려오는 진한 담배 냄새에 서아린은 저도 모르게 불편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안을 보니 커튼까지 꼭 닫혀 있어 캄캄하고 음침한 기운이 짙게 풍겼다. 앉자마자 바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문 주민우는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불을 붙였다. 안으로 들어간 서아린은 주민우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 보니 주민우가 볼뿐만 아니라 눈가에도 멍이 크게 든 것을 선명히 볼 수 있었다. 무술을 했던 서연오는 체격도 주민우보다 더 건장했기에 두 사람이 일단 충돌하면 주민우는 절대 서연오를 이길 수 없었다. 예전 같으면 주민우가 조금만 불편해해도 서아린은 날뛰며 그에게 약을 가져다주고 괜찮은지 백 번 넘게 물었겠지만 지금은 초라해 보이는 모습에도 서아린의 마음은 평온하기만 했다. 표정도 아주 냉담했다. 주민우는 담배를 몇 모금 빤 후에야 입을 열었다. “누가 너더러 술집에 가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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