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화 거리 두기
서아린은 서연오가 또 손혜원을 불러 올 줄은 몰랐다. 손혜원 같은 권위 있는 의사가 이런 작은 찰과상 때문에 일부러 달려오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했다.
손혜원도 처음에는 큰 부상인 줄 알고 왔다가, 서아린 발바닥에 난 상처 하나를 확인하고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났다. 서연오는 서아린 일이라면 늘 과할 정도로 예민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기만 하면 손혜원을 멀리서 불러오더니 이제는 치료만이 아니라 옷까지 챙겨 오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옷이 왜 필요하나 싶었지만 지금 서아린 꼴을 보니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손혜원은 속으로만 정리하고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약을 바르고 마무리한 뒤, 손혜원이 차분히 당부했다.
“찰과상이라 큰일은 아니에요. 며칠은 물 닿지 않게 하고 편한 신발을 신어서 상처가 다시 벌어지지 않게 조심해요.”
서아린은 가운을 꼭 여미고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당연히 할 일이지요.”
손혜원은 가져온 여자 옷을 꺼내 서아린에게 건넸다.
“연오 씨가 챙겨 달라고 해서 가져왔어요. 맞을지 모르겠네요.”
서아린은 옷을 받아 들고 조용히 말했다.
“감사합니다.”
손혜원은 담담하게 웃고 의료 가방을 정리한 뒤 방을 나갔다.
손혜원이 나가자마자 서아린은 가운 끈을 풀었다. 몸에 엉망으로 걸려 있던 옷을 벗어 던지자, 찢긴 천이 바닥에 힘없이 떨어졌다. 속옷도 찢겨 나가 형태가 거의 남지 않았고 몸 여기저기 남은 자국이 방금 전 일이 얼마나 격했는지 그대로 말해 주는 듯했다.
서아린은 생각 할수록 얼굴이 더 뜨거워졌다. 지금은 서연오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몰랐고 옷만 얼른 갈아입고 이곳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서아린이 방 쪽으로 향하던 순간, 서연오도 마침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서아린은 놀라 급히 몸을 돌려 등을 보였다.
서연오는 거울에 비친 서아린을 보고 서둘러 셔츠를 걸쳤다. 단추를 잠그며 다가와 물었다.
“발 아직도 아파?”
서아린은 요란하게 뛰는 심장을 억지로 누르고 고개를 끝까지 돌리지 않은 채로 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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