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캐시미어 카펫
서아린은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서연오를 편하게 대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다른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에게 연락하는 것조차 망설이게 되었다. 그녀가 생각에 잠겼을 때, 휴대폰이 진동했고 화면에 서연오가 보낸 문자가 떴다.
[아린아, 자?]
그러자 서아린은 재빨리 대화창에 글을 적었다.
[금방 침대에 누웠어. 오빠는 뭐 하고 있어?]
서연오는 대답하지 않고 영상 통화를 걸었다.
“나는 아직 회사에 있어. 네 사무실을 보여줄까?”
휴대폰 화면에 귀티 나는 얼굴이 나타났다. 서연오는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있었고 그 뒤에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커다란 창문이 있었다.
서아린은 그곳이 서연오의 사무실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설마 이게 내 사무실이야?”
서연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 안을 비추었다.
“아버지께서 네가 서강 그룹에서 나간 후에 사무실을 비워두었어. 그래서 다시 장식했는데 마음에 들어?”
서아린은 사무실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인 서류와 하얀색 도자기 꽃병에 꽂힌 장미꽃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도자기 옆에 놓인 액자에 서아린, 서연오와 서영진이 같이 찍은 가족사진이 들어 있었다.
벽에 고급 풍경화가 걸려 있었지만 화면이 흐릿해서 자세하게 보지 못했다.
서연오는 사무실의 소파를 새것으로 바꾸었고 커피 기계와 예쁜 커피잔을 준비해 두었다.
다시 장식한 사무실은 직장이 아니라 집처럼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서연오가 휴대폰을 더 높게 올리자 바닥에 놓인 캐시미어 카펫이 눈에 들어왔다.
노란색 조명이 어우러져서 더 부드럽고 따뜻해 보였다.
‘오빠는 왜 카펫을 깔아둔 걸까?’
이때 그녀의 머릿속에 야릇한 장면이 떠올랐다.
깊은 밤, 남녀가 뜨겁게 키스를 퍼부으면서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두 그림자가 한데 겹쳤고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카펫 위에서 격렬한 움직임이 한참 동안 이어졌다.
서아린은 상상할수록 온몸이 뜨거워진다는 것을 느꼈다. 다시 정신을 차린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 정말 미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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