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자존심 따위 내려놓고 부탁해야지
주민우와 심유라가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 몇 테이블에서 그들을 두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봤어? 저쪽이 주씨 가문의 이미 세상을 떠난 큰아들 아내래. 나이도 젊은데 벌써 남편을 여의고 배도 저렇게 불러서... 참 딱하네.”
“요즘은 주민우가 많이 도와준다더라고. 내가 지난번에 병원 갔을 때 산모 검사에 같이 온 것도 봤어.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둘이 부부인 줄 알겠더라니까.”
“그게 다야? 지난번 서답 경매 대회에서도 주민우가 형수님 데리고 갔잖아. 수백억짜리 보석을 손짓 한 번에 낙찰받고 행동도 꽤 다정했어. 아무리 봐도 정상은 아니지.”
“설마... 시동생이랑 과부 형수가 그렇고 그런 사이는 아니겠지? 그게 사실이면 앞으로 주씨 가문이 밖에서 얼굴 들고 다닐 수 있겠어?”
그 말들이 들리자 주민우의 안색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요즘 들어 자신과 심유라를 둘러싼 소문이 점점 늘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분명 문제가 커질 터였다.
‘사람들 앞에서는 유라와 거리를 두는 편이 낫겠어.’
주민우는 다시 시선을 들어 앞쪽을 바라봤다. 서아린은 주빈석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배씨 가문 후계자의 도움으로 어느새 귀한 대우를 받는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주민우는 서아린에게 접근해야 했다. 세븐힐 리조트 프로젝트를 따내려면 그녀의 도움이 필요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 때문에 기분이 상한 심유라는 마침 주민우가 서아린을 바라보는 걸 보고 화가 치밀어 그의 팔을 꼬집었다.
“아야.”
그제야 정신을 차린 주민우가 물었다.
“왜 그래?”
심유라는 억울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낮췄다.
“아까부터 왜 계속 서아린 쪽만 봐?”
“서연오가 배씨 가문에 기대고 있는 이상 이 프로젝트는 서아린이 나서줘야 해.”
“설마... 걔한테 부탁하려고?”
주민우는 테이블 아래에서 손을 뻗어 그녀의 허벅지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지금 다들 우리 관계를 의심하잖아. 이참에 서아린을 이용하는 게 좋아. 프로젝트도 따내고 소문도 잠재우고. 우리한테 손해 볼 건 없어.”
그가 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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