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화
헨리가 부축을 받으며 나왔을 때, 얼굴은 온통 시퍼렇게 멍들고 색깔이 뒤섞여 흡사 팔레트처럼 처참한 몰골이었다.
헨리의 의식은 또렷하지 않았고 고통에 겨워 신음을 계속 흘렸다.
“무슨 일이야?”
차건우는 서아라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옷차림은 비교적 단정했고 눈에 띄는 상처도 없었다.
서아라는 주위를 둘러싼 구경꾼들을 한 차례 훑고 붉은 입술을 비웃듯 가볍게 치켜올렸다.
“손을 씻고 나가려던 순간, 헨리 씨가 갑자기 들이닥쳐서 저에게 몹쓸 짓을 하려 했어요. 나가려고 했는데 문이 밖에서 잠겼더라고요. 제가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헨리 씨를 이렇게 만들어야 했어요. 계속 갇혀 있을 수도 없어서 결국 발로 문을 부숴서 나왔고요.”
서아라의 말은 조리 있었고 들으면 충분히 납득할 만했다.
하지만...
“서아라 씨, 당신 말대로라면 정말로 봉변을 당할 뻔했다는 건데, 왜 소리를 지르지 않았죠?”
윤수아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소리를 지르기는커녕, 당신 비서가 밖에서 망까지 보고 있던데요? 아까 저랑 지민이가 같이 화장실에 갔을 때, 당신 비서가 분명 밖을 지키고 있었어요.”
윤수아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이어갔다.
“복도엔 감시 카메라도 있어요. 원한다면 영상 기록을 확인하면 되겠네요.”
윤수아는 여러 번 당한 끝에 이번엔 교훈을 얻은 듯했다. 그녀는 이제 근거 없는 말로 몰아세우지는 않았다.
서아라는 고개를 돌려 김다정을 향해 물었다.
“김 비서, 제가 김 비서한테 망을 보라고 시켰던가요?”
김다정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지만 결국 고개를 숙였다.
“대표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 저한테 망을 보라고 하신 적 없어요.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건 그저 오해예요...”
김다정의 얼굴엔 서운함이 가득했지만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
“어쨌든 헨리 씨는 이미 대가를 치렀으니, 이 일은 제 탓으로 돌리고 그냥 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윤수아는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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