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화
“난 이렇게 가식적인 년들이 제일 꼴 보기 싫더라. 매일 징징대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나 해대는 불륜녀가.”
“아니, 애초에. 자기가 먼저 차로 사람 쳐놓고, 그 죄를 다 본처한테 뒤집어씌운다는 게 말이 돼? 그것도 모자라서 증인까지 매수했다며? 우웩, 진짜 역겹네.”
“녹음 파일 들어봤지? 그 음탕한 신음 소리만 들어도 바로 답 나오잖아. 얼마나 문란한 여자인지 딱 보면 알지.”
“쿵!”
누군가가 하지민의 쪽으로 컵을 던졌다.
갑자기 날아온 컵에 머리를 정통으로 맞자, 하지민은 순간적으로 눈앞이 반짝이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주위 사람들 모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있는 하지민의 표정에도 동정은커녕 통쾌하다는 듯 웃어댔다.
심지어 몇몇은 박수까지 치며 큰소리로 외쳤다.
“잘 때렸다!”
불륜이라는 단어는 홀로 만들어낼 수 없는 단어였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었으니 사람들도 그 이치를 모르지 않았다.
보통의 경우라면 불륜녀뿐만이 아니라 불륜남도 함께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하지민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그녀는 보통의 불륜녀보다 훨씬 더 역겨운 짓을 저질렀다.
남의 남자를 빼앗아놓고는 조용히 숨는 것이 아니라 대놓고 설치며 온갖 사건 사고는 다 몰고 다녔으니 말이다.
보통의 불륜녀들보다 더 미움을 사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했다.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누군가는 일부러 하지민의 코앞에서 욕설을 퍼부었고, 또 누군가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물건을 던져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하지민의 모습을 찍으며 재밌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태를 지켜보다 못 한 승무원들이 나서서 하지민을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그제야 하지민은 사람들의 공격적인 눈빛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몰골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옷은 잔뜩 더럽혀져 있었고, 얼굴에는 시퍼런 멍이 자리 잡은 데다가 한껏 주눅 든 눈빛은 초라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승무원들 역시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하지민에게 서비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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