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1화
서아라는 담담하게 말했다.
“알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오빠 성격은 내가 잘 알잖아. 너한테 미안한 짓할 사람 아니야.”
창가 의자에 앉은 서아라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아득한 기색이 스쳤다.
차서연조차 차건우는 원칙적인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서아라라고 모를 리가 없었다.
차서연이 곁에서 계속 조잘거렸다.
“우리 오빠랑 너,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 내가 봤을 때, 우리 오빠는 너랑 24시간 붙어 있고 싶은 거 같아. 그런데 지금 그 천아연이랑 같이 있으려니 얼마나 짜증 나겠어!”
‘사이가 좋다고?’
서아라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확신에 찬 차서연의 얼굴을 보자 문득 모든 것이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해졌다.
하지만 차건우는 사실 자신을 조금도 사랑하지 않고 있었다. 그 사실이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며 답답하게 만들었다.
차건우가 했던 말은 백번 옳았다. 감정은 늘 사람을 나약하게 만들고 쉽게 무너지게 하며 심지어는 자기 자신을 잃게 만들었다.
한편, 천아연과 차건우는 T국의 이곳저곳을 거닐고 있었다.
“어때요? 여기 정말 아름답죠?”
아름답고 섬세하게 꾸며진 풍경 속에 있으면 사람의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는 법이었다.
천아연은 앞으로 걸어가며 곁에 선 남자를 힐끔 바라보았다.
“여기는 대통령 전용 개인 정원이라 아무나 들어올 수 없어요. 밖에 개방된 곳보다 훨씬 더 예쁠 거예요.”
차건우는 조용히 고즈넉한 길을 따라 걸었다. 잘생긴 얼굴에는 담담한 기색만이 번져 있을 뿐, 특별한 감정은 묻어나지 않았다. 주변의 정취 역시 그의 표정을 조금도 흔들지 못했다.
이곳은 분명 아름다운 곳이었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주위를 감쌌고 싱그러운 초록빛 식물들이 강한 생명력을 뿜어냈다. 바람이 불어오자 자연의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고 공기마저 달콤하게 물들었다.
어젯밤 서아라는 후원에 무척 관심을 보였다. 꽃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펴보며 연구하듯 들여다보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곳에 왔다면 훨씬 더 기뻐했을 것이다.
“저기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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