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9화
서아라가 임우현에게 휴대폰을 보여주기 싫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의 성가신 입 때문이었다. 늘 서아라의 마음을 긁으며 비웃기를 즐기는 듯했기 때문이다.
서아라는 임우현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찻주전자를 들어 자기 잔에 차를 따랐다.
임우현이 입꼬리를 비틀며 말했다.
“괜히 신경 쓰지 마세요. 사진이라는 게 다 다른 각도에서 장난질한 거잖아요. 특히 장미 건네는 그 사진은 차건우의 얼굴이 정면으로도 안 찍혔던데요. 뭐가 얼마나 진짜겠어요? 설마 그 정도에 마음이 흔들릴 만큼 유리 심장은 아니겠죠?”
서아라는 놀란 눈빛으로 임우현을 바라봤다.
“우현 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요?”
“제가 왜 그런 말을 못 하겠어요? 아라 씨는 제가 무슨 이상한 말만 할 줄 안 거예요?”
“우현 씨의 성격이라면 저를 잔뜩 비웃고 조롱했을 것 같아서요.”
그러자 임우현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결국 제 이미지가 그 정도란 거군요?”
서아라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공기 속 열기를 씻어냈다.
그때 서아라의 휴대폰이 진동을 울렸고 화면을 확인하니 차건우였다.
겨우 마음을 가라앉혔는데 차건우의 이름을 보는 순간 다시 심장이 요동쳤다. 서아라는 곧장 전화를 받지 않고 옆에 내려놓았다.
임우현이 그 모습을 보고 물었다.
“왜 안 받아요?”
“받고 싶지 않아서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나...”
서아라는 차갑게 잘라 말했다.
“저는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아요.”
임우현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살다 보면 누구나 후회는 하게 돼요. 제가 본 사람 중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많았지만 결국 다들 남몰래 안타까워하더군요.”
서아라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
한편, 향기로운 꽃밭 속에서 차건우는 자동으로 끊긴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며 검은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 서아라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건우 씨, 이 꽃 좀 더 잡아줄래요? 여기서 몇 장 더 찍고 싶어요.”
천아연이 활짝 핀 꽃송이를 차건우에게 내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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