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6화
“차건우.”
서아라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힘겹게 말했다.
“오늘은 정말 지쳤어. 나가고 싶지 않아. 그냥 돌아가서 쉬고 싶어.”
차건우의 시선이 곧장 서아라에게 향했다.
“그렇다면 내가 같이 쉬어 줄게.”
깊은 눈빛에는 알 수 없는 기묘한 기류가 스며 있었고 낮게 이어진 차건우의 목소리에는 불길한 여운이 배어 있었다.
“오늘은 분명 아주 잘 쉴 수 있을 거야.”
순간, 서아라의 등골을 서늘한 기운이 훑고 지나갔다.
차건우가 다가오며 입가에 짙은 곡선을 그리자 서아라는 불안감이 더 커졌다.
“지금 바로 돌아갈까?”
나지막한 질문에 서아라는 본능적으로 두 걸음 물러섰고 그러다가 팔꿈치가 식탁 모서리에 세게 부딪혔다.
순간적인 충격에 서아라는 얼굴이 새하얘졌다.
차건우의 눈빛이 번뜩이며 곧장 서아라의 손을 붙잡았다.
“어디 다친 거야?”
서아라는 날숨을 삼키며 대답했다.
“괜찮아. 그냥 팔꿈치에 부딪힌 거야. 조금 있으면 괜찮아질 거야.”
“어떻게 괜찮다고 말할 수 있어.”
차건우의 눈빛에 차가운 기운이 번뜩였고 그는 망설임 없이 서아라를 안아 올렸다.
“조금 기다려. 의사를 부를게.”
“필요 없어. 금방 괜찮아질 거야.”
서아라는 급히 거절했지만 차건우는 듣지 않았고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안은 채 침실로 향했다.
그 모습을 바라본 천아연은 얼이 빠져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천아연은 발걸음이 제멋대로 움직였고 저도 모르게 차건우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침실 안에서 차건우는 곧장 의사에게 전화를 걸며 얼굴을 굳혔고 부딪힌 자리를 살펴보는 눈빛마저 깊고 진지했다.
그 순간, 차건우의 눈 속에 스쳐 지나간 긴장감을 천아연은 놓치지 않았다.
천아연은 낯설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예전에도 비슷한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처음 차건우와 만났을 때, 차건우는 직접 서아라의 신발을 갈아 신겨주었었다.
그땐 단순히 놀랍고 복잡한 감정이 스쳤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도무지 보기 싫으면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천아연은 마음속이 복잡하게 뒤엉켰고 차라리 모순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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