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2화
서아라의 얼굴에는 기대가 가득 드러나 있었고 반짝이는 눈빛은 차건우의 선글라스를 뚫고서도 분명하게 전해졌다.
차건우는 오랫동안 말없이 서 있었다. 그러다 가볍게 눈을 감으며 소리 없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건 아니야.”
차건우는 낮게 중얼거리더니 눈앞의 취두부를 내려다보고는 얇은 입술을 열어 천천히 한입 삼켰다.
서아라는 차건우의 반응을 똑똑히 지켜봤다. 하지만 차건우의 표정은 처음과 다름없이 무심했고 조금의 변화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모습에 차건우가 당황하는 얼굴을 기대했던 서아라는 은근히 실망했다.
‘이게 끝이라고?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거야?’
서아라는 포크로 또 한 조각을 집어 차건우의 입 앞으로 내밀었다.
“자, 한 입 더.”
차건우의 눈빛이 조금 더 깊어졌지만 결국 말없이 받아먹었다.
“...”
하지만 차건우는 여전히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그제야 서아라의 마음속에 의문이 피어올랐다.
‘혹시 이 취두부가 생각보다 맛있는 건가?’
서아라는 취두부가 원래 냄새는 지독하지만 먹으면 중독될 만큼 향긋하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온 바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사 온 뒤 서아라는 취두부가 악취에 질릴 정도로 역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작은 장난삼아 차건우에게 먹여본 건데 정작 그는 처음의 거부감 이후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실망감 속에서도 서아라는 차건우의 반응에 점점 호기심이 생겼다.
‘설마... 진짜 맛있는 거야?’
서아라는 다시 한 조각을 집어 차건우의 입에 넣었다.
멀찍이서 솜사탕을 들고 있던 천아연이 무심코 고개를 돌렸을 때, 그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서아라가 직접 포크를 들어 차건우의 입에 음식을 가져다주고 차건우는 천천히 입을 열어 받아먹는 모습이었다.
묘하게 잘 어울리고 어디선가 은근한 친밀함까지 묻어났다.
선글라스 너머임에도 불구하고 천아연은 차건우가 서아라에게만 허락하는 온기와 관용을 또렷이 느낄 수 있었다.
천아연은 입안의 솜사탕이 갑자기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천아연의 얼굴에서 미소가 서서히 지워졌다.
불과 이틀 전, 꽃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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