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5화

“제가 하루 종일 서아라 씨와 함께 있은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된 건지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임우현의 말투에는 은은한 비웃음이 스쳤다. 차건우도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서아라가 아니라서 차건우도 굳이 해명할 의무는 없었다. 그가 병실 문을 열려고 하자 임우현은 이름을 부르며 걸음을 멈추게 했다. “차건우 씨.” 차건우는 시선을 위로 올려 임우현을 바라보았다. 복도 형광등 빛이 임우현의 또렷한 이목구비를 비추니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서아라 씨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세요?” 너무 사적인 질문이었다. 원칙대로라면 임우현 같은 사람이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은 아니었다. 차건우는 당연히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임우현 씨랑 무슨 상관인데요?” 임우현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럼 서아라 씨를 믿어요?” 차건우는 그를 조용히 지켜보더니 말했다. “그럼요. 믿죠.” “얼마나 믿어요?” 차건우는 더는 대답하지 않고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임우현의 알 수 없는 표정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임우현은 더는 질문을 던지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 마침 일이 있어서 서아라 씨한테 연락했었어요. 근데 전화를 몇 번이나 걸었지만 받지 않더군요. 비록 저는 서아라 씨를 정확히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이유 없이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이라는 건 알아요. 그래서 직접 찾아가 봤더니 마침 고열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어요.” 그는 간단히 상황을 설명한 뒤,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차건우 씨는 아마 저랑 서아라 씨가 갑자기 친해진 이유가 궁금하실 거예요.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세요. 사업가인 저에게 친구가 많다고 해도 전혀 문제 될 건 없지 않나요?” “그리고 서아라 씨도 많이 변하신 것 같더라고요. 성격도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긴 한데... 어차피 성에서 할 일도 없으니 몇 번 찾아간 거고요.” 임우현의 말투는 무심했지만 지극히 솔직했고 그가 서아라를 친구로 대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