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7화
차건우는 서아라가 납치당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싶었다. 차라리 그녀가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고 자신 곁에 붙어 있으려고 꾸민 일이라고 믿고 싶었다.
서아라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건우 씨 말대로라면 내가 수단을 쓰지 않는다면 건우 씨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뜻이야?”
차건우의 눈빛은 더욱 깊고 어두워졌다.
“그래도 예전만큼은 아닌 것 같아.”
서아라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예전처럼 연약하지 않았고 금세 마음을 추슬렀다.
“건우 씨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잖아. 원래 건우 씨와 천아연 씨 일로 마음이 복잡한데 다른 여자 문제로 납치까지 당하고 병원에까지 누워 있어야 하는 상황에 진실을 알 권리도 없다는 거야?”
그녀는 차건우의 잘생긴 얼굴을 똑바로 보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아니면 건우 씨를 기쁘게 하려면 내가 당한 억울함은 그냥 삼켜야 하는 거야? 하지만 안 되겠는데 지금의 나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어.
최근에 겪은 억울함으로 이미 충분해.”
침묵하던 차건우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네가 그렇게까지 원한다면 반드시 네가 원하는 답을 찾아줄게.”
말을 마치자 그는 의자에서 일어섰다.
“일단 쉬어.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해.”
차건우가 떠나자 서아라는 온몸의 힘이 빠지는 듯 침대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았고 표정은 더욱 무거워졌다.
서아라가 바라는 건 딱 하나 T국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였다.
서아라는 생각에 잠겼다.
‘과연 차건우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약 30분 후 병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들자 임우현이 서 있었다. 차건우가 온 이후로 임우현이 찾아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서아라와 임우현의 관계는 기껏해야 일반 친구 정도였다. 그날 임우현이 그녀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밤늦게까지 지켜준 것만 해도 서아라로서는 이미 신세를 진 셈이었다. 차건우가 와서 돌보기 시작한 후로는 임우현이 올 이유도 사라졌다.
“아라 씨 회복이 잘되는 모양이에요?”
임우현은 서아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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