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2화
가련한 서아라의 모습에 평소 냉혹하기로 소문난 차건우조차 어렴풋이 연민을 느꼈다.
아직 아픈 그녀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게 다소 선을 넘기는 했다.
다만 서아라의 이미 결심한 듯한 표정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자 차라리 그녀가 빨리 마음을 접도록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수단이 좀 비열하긴 해도 애초에 착한 사람은 아니라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건 차건우에게 아주 흔한 일이었다.
“자, 울지 마.”
차건우가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서아라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입술로 닦아냈다.
서아라는 주먹을 꽉 쥐고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물이 속눈썹을 적시며 마음 한편에도 찬물을 뒤집어쓴 듯했다.
마음속에서 억누를 수 없는 증오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왜 나한테 이러는 거지? 대체 무슨 자격으로!’
...
이날 서아라는 정말 지져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 잠들었다.
눈을 떴을 때 밖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지고 차건우는 병실 소파에 기대어 잠깐 쉬고 있었다.
병실 바깥쪽에는 또 다른 침대가 있었는데 평소 밤이면 차건우는 항상 그 바깥 침대에서 잠을 잤다.
서아라가 시간을 확인해 보니 벌써 밤 12시 반이었다.
소파에 잠든 차건우를 한 번 쳐다본 뒤 그녀는 다시 눈을 감았다.
아무리 투정을 부리고 얘기를 해봐야 기력만 낭비할 뿐이었다.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
다음날, 서아라가 깨어났을 때 차건우는 보이지 않았다.
간호사가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고 일상적인 검사를 마친 후 이렇게 말했다.
“사모님 병세가 안정되어 며칠 뒤면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담담하게 대꾸하는 서아라의 표정에는 기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물었다.
“차건우는요?”
“대표님은 아침 일찍 대통령님이 부르셔서 성으로 가셨어요. 사모님께서 먼저 식사하라고 하셨어요.”
서아라는 듣고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했다는 표정이었다.
며칠 동안 이곳에 찾아와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으니 천아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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