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4화
하지만 지금은 차갑고 무정한 잔혹함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건우 씨.”
천아연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나한테 그러지 마요...”
차건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그쪽 때문에 온 것도 맞긴 합니다.”
천아연이 깜짝 놀라며 기쁨에 찬 표정을 지을 틈도 없이 남자가 말했다.
“나랑 같이 가서 아라한테 사과하세요.”
“뭐라고요?”
천아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차건우를 바라보았다.
“내가 왜 사과해야 하는데요?”
차건우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라를 납치하고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하게 했는데 사과 정도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지 않습니까?”
천아연의 숨소리가 살짝 가빠졌다.
“정말 그 여자 말을 믿어요?”
“왜 안 믿겠습니까?”
천아연은 다소 흥분한 듯했다.
“아무런 증거도 없고 어쩌면 건우 씨가 계속 내 곁에 있어서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걸 수도 있잖아요.”
“그렇다면요?”
천아연은 당황한 채 멍하니 차건우의 무표정한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 여자를 믿는다는 건가요, 안 믿는다는 건가요?”
차건우의 표정은 차분하기 그지없었고 깊은 연못처럼 어두운 그의 눈동자에는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
“그게 중요합니까?”
“설마...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차건우의 믿음 여부는 그녀에게도, 서아라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그가 누구를 믿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우위를 점하게 되니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차건우의 표정과 말투에 천아연은 상황이 생각했던 것만큼 단순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나한테는 그 여자가 진실을 말하든 거짓을 말하든 결과가 달라질 게 없습니다.”
남자가 얇은 입술을 움직이며 온기 한 점 없는 말을 내뱉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애초에 그쪽에서 납치를 계획한 거니까 사과 정도는 가벼운 처벌이죠. 만약 거짓이라면...”
차건우는 천아연의 멍한 얼굴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그건 단지 그쪽과 대통령님의 행동이 아라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킨 탓입니다.”
천아연은 우스운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되물었다.
“내가 한 짓이면 사과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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