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7화
차건우 쪽에서 동의한 모양이었다. 그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한층 깊어지더니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고개를 들었을 때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차건우의 표정은 금세 평소대로 돌아왔다.
“계속하죠.”
그의 낮은 한마디와 함께 몸에 서려 있던 음울하고 차가운 기운이 사라졌다. 보고를 이어가던 팀장도 안도하듯 숨을 내쉬었다.
열두 시 무렵 서아라는 태성 그룹 본사 앞에 도착했다.
그 얼굴을 모르는 직원은 회사 안에 없었고 한 직원이 환하게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이제 서아라는 차건우가 가장 아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뛰어난 집안과 아름다운 외모에다 차건우의 공식적인 아내로 자리 잡았다.
그 덕분에 차건우에게 은근한 마음을 품었던 젊은 여성 직원들은 모두 마음을 접었다.
하지민조차 서아라에게 밀려 차건우 곁에서 물러났으니 다른 이들이 기대할 여지는 더더욱 없었다.
서아라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서아라 씨.”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발걸음을 멈춘 서아라는 곧바로 뒤를 돌아보았다.
천아연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하얀 피부는 수정처럼 빛났고 정성스레 화장한 얼굴은 더욱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서아라는 그 모습을 보고도 조금의 놀람도 보이지 않았다.
“천아연 씨, 언제 오셨나요? 미리 연락이라도 주시지.”
시선을 천아연의 몸으로 옮기며 상처가 다 나았는지 살펴보듯 물었다.
“상처는 다 나으셨나요?”
그저 아무 뜻 없이 한 말이었지만 천아연의 귀에는 묘하게 비아냥처럼 들렸다.
“사모님.”
직원이 서둘러 설명했다.
“이분은 오늘 아침부터 여기서 기다리셨어요. 차 대표님을 뵙겠다고 했지만 예약이 없고 처음 뵙는 분이라 차마 못 보내드렸어요.”
천아연은 로비 소파에 앉아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
그동안 차건우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메시지도 한 번도 답하지 않았다.
그가 자신이 Z국에 온 걸 알기나 하는지 그것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직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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