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서아라는 두 사람의 표정을 살피며 의아하게 물었다.
“나에 대해서?”
“우린 결혼한 지 3년이 됐지만 고서준 씨만큼 너를 잘 알지 못하잖아.”
차건우의 눈빛에는 알 수 없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래서 고서준 씨에게 너의 일상에 관해 물어봤어. 너를 더 잘 알고 싶었거든.”
고서준과 서아라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깊은 우정이 있었다. 고작 3년 된 부부 관계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차건우의 이 말은 서윤정에게 묘한 감정을 남겼다. 차건우에 대한 감탄과 동시에 고서준에 대한 죄책감이 함께 스며들었다.
자신의 적과도 같은 남자에게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모든 정보를 넘긴다는 건 결국 그에게 칼을 쥐여주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서윤정은 서둘러 입을 열었다.
“시간이 늦었네. 나도 좀 피곤하고 이제 돌아가자.”
고서준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
차에 오르려던 서아라는 서윤정과 함께 뒷좌석에 앉으려 했다.
그 순간, 차건우가 조수석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앞에 앉아.”
서아라는 그를 흘끗 바라보며 속으로 비웃었다.
‘정말 연기 하나는 기가 막히네.’
결혼한 3년 동안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차 문을 열어준 적 없던 남자였다.
예전 이명희의 생일잔치에 함께 참석했을 때에도 조수석에 앉으려던 그녀에게 차건우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뒷좌석에 앉아.”
그날 이후로 서아라는 차건우의 차에 탈 때마다 늘 뒷좌석으로 향했다.
이제는 조수석이 그립지도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상황이 달랐다. 어머니가 함께 있었고 이미 차건우에게 마음이 완전히 기운 서윤정은 두 사람 사이의 싸움을 그만하라고 그녀에게 당부하기까지 했다.
차건우가 일부러 문까지 열어준 이상 그의 체면을 생각해서 서아라는 아무 말 없이 조수석에 앉기로 했다.
안전벨트를 매려던 찰나, 그녀는 문 옆에 붙어 있는 작은 스티커 하나를 발견하고 동작을 멈췄다.
그 스티커에는 누군가의 전용 자리임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잠시 얼이 빠진 듯 그 스티커를 바라보던 서아라는 이내 조소를 머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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