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주서연을 미친 듯이 사랑했고 절대 떠날 수 없는 것처럼 굴었었는데.
주서연은 그가 이렇게 무정할 리 없다고 믿었다.
옆에 있던 비서가 겁에 질린 얼굴로 주서연을 쳐다보던 그때 주서연이 갑자기 뭔가 깨달은 듯 소리를 질렀다.
“심가은, 무조건 심가은 때문이야. 절대 가만 안 둬.”
...
민채현은 다시 동휘 법률 사무소를 찾았다.
서민준은 늘 그녀를 냉대했고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놀랍게도 사무실로 불러들였다.
기쁨과 믿을 수 없는 감정으로 가슴이 벅찬 그녀는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하기까지 했다.
오랜 노력 끝에 서민준이 마침내 민채현의 진심에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려는 걸까?
민채현은 기대와 설렘을 안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서둘러 가방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보온병을 꺼내더니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빠, 이건 내가 직접 만든 곰탕이야. 오빠가 양성에 있을 때 곰탕을 제일 좋아했다고 해서 일부러 만드는 방법까지 배웠어.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 맞는지 한번 먹어봐.”
그러고는 따뜻함과 기대를 담은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보온병을 서민준의 앞으로 내밀었다.
하지만 서민준은 보온병을 받기는커녕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곰탕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책상 앞에 무표정하게 앉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앉아. 너한테 보여줄 게 있어.”
그 말을 들은 순간 민채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이내 자신을 다독였다. 서민준이 특별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녀는 마음속의 불안을 억누른 채 얌전히 의자에 앉았다. 얼굴에는 여전히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서민준이 컴퓨터를 켜더니 CCTV 영상을 재생했다.
화면이 선명해지는 동시에 민채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그건 바로 그날 밤 그녀가 심가은의 사무실 문을 잠그는 영상이었다.
서민준의 싸늘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마주한 민채현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급히 말했다.
“오빠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그날 가은 씨랑 좀 다퉜는데 갑자기 미친 것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