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화
“아니야, 나 밀크티 안 마셨어.”
서민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집사님이랑 얘기해서 경호원들 월급 반 달 치 깎을게요.”
“뭐라고?”
임정자가 눈을 부릅떴다.
“그게 경호원들이랑 무슨 상관이야?”
손자가 그런 말을 하면, 다음부터 경호원들이 더 바짝 붙을 거라고 생각하니 괜히 불안했다.
서민준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
“의사 선생님이 먹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걸 알면서도 그냥 두는 건 잘못이에요. 서씨 가문에서 한 달에 사천만 원이나 주는데, 그 돈이 그냥 노는 값은 아니잖아요.”
그는 잔소리를 들으면 답답해하면서도 결국엔 할머니 건강부터 챙겼다.
임정자가 코웃음을 쳤다.
“넌 참 피도 눈물도 없다. 그러니까 틱톡에서 사람들이 너희 같은 인간 욕하지.”
서민준은 말없이 차를 타서 할머니 앞에 내려놓았다.
“전 자본가 아니에요. 형이 자본가죠. 그리고 할머니도 우리 가족이잖아요. 그럼 자본가의 한 사람 맞죠.”
임정자가 손을 내저었다.
“나는 세상 일 모르고 절만 하는 늙은이야. 내가 무슨 자본가야.”
그래, 깎겠다니 그냥 내버려 두자고 마음을 바꿨다. 나중에 자기가 따로 챙겨주면 되니까.
그들이 얼마나 오래 자신을 지켜왔는데 그 정을 생각하면 그렇게 못 했다.
젊은 총각들이 늙은 할머니 하나 지킨다고 연애도 못 하는 게 미안했다. 결혼자금까지 막을 순 없었다.
임정자는 족발을 마저 먹고, 손자가 직접 탄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오늘 날씨 괜찮네. 네 친구는 못 온다며? 그럼 채현이라도 불러서 같이 나가자. 점심도 같이 먹고.”
서민준이 웃으며 그릇을 치웠다.
“할머니, 족발 두 개나 드셨잖아요. 점심까지 드시면 속 더부룩해요. 오늘은 영양사님께 부탁해서 부드러운 죽으로 드릴게요. 대신 조금 걸으셔야 해요. 오늘은 최소 만 보예요.”
임정자가 금세 울상을 지었다.
손자가 안 오면 섭섭하고 오면 또 이래라저래라 해서 귀찮았다.
“죽은 맛이 없잖아. 그 영양사가 만든 건 싱거워서 못 먹겠어. 그리고 만 보는 또 뭐야. 그렇게 걸으면 무릎 나가겠다.”
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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