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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주서연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좋아, 돈 보내줄게. 그러니까 빨리 찍어!” 납치범이 덧붙였다. “지금 바로 제 계좌로 보내세요.” 주서연은 망설임 없이 돈을 이체했고 납치범은 곧바로 그 돈을 심가은에게 넘겼다. 심가은은 말없이 돈을 받았다. ‘나를 해치려 한 대가로 이 정도쯤은 내놔야지.’ 돈을 보낸 주서연은 납치범에게 재촉했다. “영상은? 빨리 찍어!” 그제야 심가은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주서연, 감히 나한테 이런 짓을 하다니 간도 참 크네. 내가 가만둘 것 같아? 통화 내용은 다 녹음해 뒀으니 당신은 곧 모든 걸 잃게 될 거야.” 예상치 못한 심가은의 목소리에 주서연은 급히 변명하려 했지만 이미 전화는 끊겨 있었다. 납치범들이 두려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말한 대로 했으니 우린 놓아줘.” 방금 심가은이 태연하게 주서연에게서 6억을 빼앗아낸 걸 보고 그들은 심가은이 보통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심가은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감방 갔다가 나오면 나한테 복수하러 올 거지?” 서민준은 그 말에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럼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몇 년 더 썩게 만들어야겠네.” 그 눈빛에 질린 납치범들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보복이라니요... 감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앞으로 사람답게 살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짓 안 할게요.” 심가은은 녹음 파일을 챙겨 서민준과 함께 창고를 빠져나왔다. 곧 경찰이 도착해 납치범들을 전부 잡아갔다. 서민준은 심가은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했다. 손목의 상처가 깊어 소독과 치료가 필요했지만 그녀는 내내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았다. 치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서민준은 혹시라도 그녀가 혼자 두려울까 싶어 반려견 토토를 남겨 두었다. 핸드폰을 켜자 꺼져 있던 동안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가 떠 있었다. 서민준, 성주현, 지형근... 특히 서민준의 전화는 열 통이 넘었다. 심가은은 성주현과 지형근에게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한 뒤에야 몸을 누일 수 있었다. 발치에 앉아 있는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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