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병원에 도착한 후, 심가은은 서민준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서 변호사님, 여기까지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먼저 어머니 보러 갈게요.”
서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나눈 뒤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심가은은 곧장 입원 병동으로 향했다.
정신과 병동에 가까워질 즈음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이 복도를 울렸다.
익숙한 목소리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심가은은 황급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복도 한쪽에서 허영주와 간호사 세 명이 한 여자의 팔다리를 붙잡고 진정제를 놓고 있었다.
그 여자는 다름 아닌 심가은의 어머니 신정민이었다.
신정민은 꽤 오랫동안 발작이 없었다.
최근에는 정신 상태가 안정돼 약도 거의 먹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큰 자극을 받은 듯 계속 소리를 지르며 벽에 머리를 들이받고 있었고 이마에는 이미 시퍼런 멍이 퍼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심가은은 숨 막힐 만큼 가슴이 메어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그녀는 허둥지둥 달려가며 외쳤다.
“어떻게 된 거예요? 엄마가 갑자기 왜 이러시는 거예요?”
진정제를 맞은 신정민은 곧 깊은 잠에 빠졌다.
간호사들은 그녀를 병실로 옮겨 상처를 치료하도록 했고 심가은에게는 바깥에서 기다려 달라고 했다.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심가은은 허영주를 보고 다급히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허영주의 얼굴과 손에는 신정민에게 할퀸 상처가 가득했다.
그녀는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숨을 고르며 설명했다.
“아침에 젊은 여자가 가은 씨 친구라면서 찾아왔어요. 제가 물을 뜨러 간 사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돌아와 보니 그 여자는 이미 돌아가고 사모님은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신 거예요.”
“제 친구라고요?”
심가은은 고개를 갸웃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백이현과 결혼한 탓에 예전 친구들과는 거의 왕래가 없었다.
누가 신정민을 찾아온 건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심가은은 허영주에게 먼저 상처 치료를 받으라며 치료비는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했다.
허영주가 떠나자 심가은은 곧장 간호사에게 부탁해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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