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화 냉담과 무정
“고은찬도 본인이 아직 고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체면을 중히 여겼다면 이런 망측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겠죠.”
고태겸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눈빛에는 일말의 온기도 없었다.
주먹을 꽉 쥔 임미연은 냉소를 지으며 비꼬았다.
“고태겸, 너무 고상한 척하지 마. 은찬이를 교육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심재이한테 복수하려는 거잖아! 그 여우 같은 계집애가 너까지 홀렸구나!”
“그 입 닥쳐.”
고태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내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고 그래요? 고태겸이 사심이 있어서 은찬이를 겨냥하는 거잖아요.”
고태겸을 노려보는 임미연의 눈에 당장이라도 불길이 타오를 것 같았다.
임미연은 고태겸이 심재이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형수는 입만 열면 재이를 모욕하네요. 심재이가 지금도 병원에 누워 있어요. 은찬이 때문에 어깨가 탈골되어 얼마나 아픈지, 형수님도 직접 체험해보시겠어요?”
사나운 눈빛으로 말하는 고태겸은 맑은 목소리에 분노가 가득했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임미연은 시선을 피하더니 몇 초 후에야 입을 열었다.
“은찬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을 거야.”
“하! 형수님 마음속에 자기 아들이니 당연히 완벽하겠죠. 하지만 심재이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에요. 심재이가 괴롭힘당하고 다치는 건 당연한 건가요?”
눈시울이 붉어진 고태겸은 차가운 목소리로 따졌다.
얼굴이 뜨거워진 임미연은 할 말을 잃었다.
임미연의 기억 속 고태겸은 항상 예의가 발랐고 화를 내는 법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얼굴을 완전히 찌푸린 고태겸은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눈빛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태겸아, 이번 일은 은찬이가 잘못했어. 재이를 힘들게 했네.”
고태훈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찬이가 잘못했으면 재이에게 사과하게 하면 되잖아. 태겸아, 우리는 결국 한 가족인데 이렇게까지 냉정하게 굴 필요가 있어?”
임미연의 목소리도 조금 전의 당당함은 어느 정도 버린 듯 많이 부드러워졌다.
“재이가 은찬이를 용서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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