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4화 두려움
심호는 말을 잇는 순간 눈빛 속에서 살기가 번쩍였고 마치 심재이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한 듯했다.
윤가영은 입 안이 피가 배어 나올 정도로 이를 악물고 두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심호는 눈에 노골적인 혐오를 담고 차갑게 비웃었다.
“네 딸은 이제는 너도 안중에 없는 모양이더군. 예전에 너는 재이를 제발 내쫓지 말아 달라고 매달렸지. 재이를 위해 얼마나 애써줬는데 결국 돌아온 게 뭐야? 이제는 너를 버리고 있잖아.”
윤가영의 눈가에 쓰라린 빛이 스쳤고 그건 심호의 매정함에 대한 서글픔이었다.
그녀는 입가의 피를 닦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제가 무능해서 당신을 도울 수 없는 건 맞아요. 하지만 재이와 은찬은 이미 이렇게까지 틀어졌어요. 이제는 절대 가능하지 않아요. 더는 재이를 몰아붙이지 마요.”
“안 돼. 고은찬이 아니어도 다른 집안에 시집을 보내야 해. 재이가 예전에 나한테 얼마나 큰 재앙을 안겨줬는데 이제는 반드시 나를 위해 써먹어야지. 네가 몰래 돈 준 것도... 내가 모를 줄 알았어? 그걸 그냥 모른 척한 건 재이가 아직 심씨 가문에 쓸모가 있어서였어. 그런데 말을 안 들으면 걔는 물론이고 너까지 무사하지 못할 거야.”
심호의 목소리는 분노로 뒤덮여 있었고 그 흉악한 기세에 윤가영은 온몸이 덜컥 떨렸다.
심호의 수단이 얼마나 잔혹한지 윤가영은 잘 알고 있었다.
“심재이는 이제 제정신이 아니야. 감히 경찰을 불러 고은찬을 잡아가게 하다니. 고광진 어르신이 재이를 아낀다고 해서 제멋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나 본데... 그래도 고 어르신은 자기 친손자를 더 중하게 여기실 거야.”
심호는 오늘 아침 임미연의 전화를 받았다.
그 내용은 고은찬이 심재이를 찾아가 말다툼을 하다가 손찌검을 했고 그 뒤로 심재이가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이었다.
임미연은 심호보고 심재이에게 전화를 걸어 단순한 오해였다고 경찰에 말하게 해서 고은찬을 풀어주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문득, 심호는 아까 전화 속 조아린의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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