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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사과 같지 않은 사과

심재이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꽉 다문 입술을 풀지 않았다. 그때, 병실 문 밖에서 다툼이 벌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심재이가 고개를 들자 문이 열리며 경호원 한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심재이 씨, 두 사람이 면회를 요청했습니다.” “들여보내세요.” 심재이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곧이어 고태훈과 임미연이 모습을 드러내자 얼굴빛이 살짝 변했다. “심재이, 참 대단하네.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경호원까지 두고 말이야.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거 보니 혹시 뒤가 구린 일이라도 있어서 누가 찾아올까 봐 무서운 건가?” 임미연은 비아냥을 숨기지 않은 눈빛으로 비웃자 심재이는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구린 일은 한 적 없어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끝없이 들러붙어 괴롭히니까 당연히 대비를 해야죠. 이번에는 어깨만 다쳤지만 다음번에는 그보다 더 심한 일을 당할 수도 있잖아요.” 어떤 사람들이란 게 누구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답은 뻔했다. 바로 고은찬이었고 임미연 역시 그 말을 못 알아들을 리 없었다. 그녀는 순간 얼굴이 굳었고 무언가 반박하려던 찰나 고태훈이 팔을 살짝 잡아당기며 눈빛으로 제지했다. “재이야, 어깨는 좀 어때?” 고태훈이 한 발 다가서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고 그의 표정에는 걱정이 묻어 있었다. 심재이는 고태훈을 보며 차가웠던 기운을 조금 거두었다. 심재이는 고태훈을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늘 그녀에게 좋은 태도도 대해줬다. 그래서 심재이도 방금 전과는 달리 목소리에 예의를 담아 대답했다. “어깨가 탈구돼서 당분간 왼팔은 들 수 없어요. 한동안 치료와 휴식이 필요하대요.” 고태훈은 짧게 한숨을 쉬고 미안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재이야, 아저씨도 오늘 아침에서야 네가 다쳤다는 걸 알았어. 은찬이가 그렇게 경솔한 짓을 하다니... 아저씨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네가 이런 일을 당한 거야.” 심재이는 여전히 굳게 다문 입술을 풀지 않았고 그때 고태훈이 옆에 서 있던 임미연을 살짝 앞으로 밀었다. 임미연은 속으로 몹시 내키지 않았다. 아침부터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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