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화 존중
‘내가 삼촌을 대할 때 이런 표정을 짓다니...’
고태겸이 돌아왔고 심재이는 여전히 휴대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고태겸은 또렷한 목소리로 물었다.
“뭘 보고 있었어?”
심재이는 고태겸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어 얼른 휴대폰을 끄고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고태겸은 눈빛이 잠시 번뜩였지만 아무 말 없이 병상 옆 의자에 앉았고 그녀를 바라보며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형이 너한테 돈을 줬다던데... 왜 안 받았어?”
심재이는 살짝 놀라 입술을 꼭 다물더니 천천히 말했다.
“그 돈은 제가 은찬이를 경찰서에 넣은 일을 퍼뜨릴까 봐 걱정돼서... 입을 막으려고 주신 거예요. 이번에 은찬이를 풀어준 건 예전에 고은찬이 저를 구해준 일도 있고... 또 삼촌 체면을 봐서이기도 해요.”
“응?”
고태겸은 눈썹을 가볍게 올리고 짙은 눈동자로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
“아저씨와 삼촌은 친형제잖아요. 저 때문에 사이가 틀어지는 건 싫어요.”
심재이의 말에 고태훈은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졌고 진중하게 말했다.
“나를 신경 쓰지 마. 누구를 위해서든 굳이 네가 자신을 희생할 필요는 없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네 마음이 편한 게 제일 중요해.”
그 말은 마치 맑은 샘물이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듯했다.
심재이의 가슴이 은근히 따뜻해졌고 마치 공기마저 포근해진 듯했다.
“고 대표님 말이 맞아요. 제 생각에도 그 돈을 받았어야 해요. 어차피 그 아줌마는 네가 그동안 은찬이 돈을 많이 썼다고 믿고 있으니까. 이미 누명은 다 뒤집어썼으니 그냥 받아버리고 아줌마가 속이 터지는 꼴을 봐야 했어!”
조아린이 씩씩대며 말했고 그녀는 아마 임미연이 했던 말이 떠올라 다시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
“앞으로 누가 널 괴롭혀도 걱정하지 마. 내가 뒤에서 다 막아줄게.”
고태겸이 심재이를 바라보는 눈빛은 따뜻하면서도 힘이 있었다.
그러자 심재이의 긴 속눈썹이 살짝 떨렸고 고태겸의 말은 그녀의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
‘뒤에서 지켜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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