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언니라뇨? 난 권설아 같은 파렴치한 동생 둔 적 없어요. 권설아 몸에 나랑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것도 소름이 끼쳐요.”
권해솔의 말이 끝나자마자 권태산이 그녀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권해솔은 얼얼해진 볼을 부여잡으며 악에 바친 목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내 아빠 자격 없어!”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뒤도 안 돌아보고 빌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소미란이 화를 내며 따라 들어가려고 하자 권태산이 그녀를 막아섰다.
“그만해. 어차피 문을 안 열어줄 텐데 뭣 하러 가.”
그 마에 소미란은 발을 동동 구르며 씩씩거렸다.
“그러게 왜 손을 올려요! 조금만 더 얘기하면 금방 알겠다고 할 분위기였는데.”
“걱정하지 마. 나한테 다 생각이 있으니까.”
권태산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무섭게 가라앉아있었다.
다음 날 아침.
햇빛이 유리창을 뚫고 들어와 권해솔의 침대 위에 내려앉았다. 처음에는 따뜻하다가 점점 뜨거워지는 듯한 느낌에 권해솔은 고개를 들어 반대편으로 돌아 누었다.
그런데 돌아누운 뺨 쪽이 마침 어제 권태산에게 맞았던 곳이었다.
어제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후 따로 얼음찜질하지 않았던 터라 아침이 됐는데도 붓기가 그대로였고 통증도 계속 남아 있었다.
그녀가 권태산이라는 사람에 대해 실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 이 나이에 이르기까지 수도 없이 실망하고 또 상처를 받았다.
그러면 애초에 기대하지 않으면 되지 않냐는 말을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아무리 미워도, 아무리 실망해도 매번 엄마와 아빠가 서로 끈끈하게 사랑하던 때를 떠올리면 저도 모르게 기대가 되고야 말았다. 어쩌면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자신에게 사랑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권태산은 끝까지 그녀에게는 아무런 사랑도 주지 않았다. 하다못해 밥은 제대로 먹고 다니냐는 그 흔한 걱정 한번 해주지 않았다.
그게 바로 그녀의 아버지인 권태산이었다.
권해솔은 지긋지긋한 과거의 기억에서 빠져나오려는 듯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러고는 붓기가 더 심해지기 전에 얼음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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