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인생절정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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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임원중이 나선 것은 최후 결정을 내린 것과 같았고, 임건우를 철저히 치욕의 기둥에 못 박았다.   그는 10개월 전 아버지 임우진도 임원중에게 한 방 먹어 치욕을 당했던 것이 생각이 났는데, 오늘, 그도 같은 일을 겪게 된 것이었다. 그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시선도 흐려졌다. "왜? 왜 거짓말을 하세요? 이해가 안 돼요, 우리 아빠는 당신 아들이고, 나도 당신 손자인데, 당신은 우리를 눈엣가시처럼 여기잖아요, 왜 그러시는 거예요?"   "왜냐고? 너희들은 염치도 없고, 사람 같지도 않기 때문에 그런다!" ‘삐-‘   임건우는 머리가 새하얘졌고 가슴도 심하게 아파져 결국 눈물을 흘렸다.   "가연아, 날 믿어줘. 난 정말 거짓말한 적이 없어.” 유가연을 바라보는 임건우의 눈빛이 쓸쓸하고 비통했다.   그러나 유가연은 그의 뺨을 툭 때리고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넌 나를 실망시켰어. 나는 네가 정말 개과천선한 줄 알았는데, 너는 오히려 더 비열하고 파렴치하게 변했어. 나는 이미 너를 몰라. 너가 너무 무섭고 역겨워."   그녀는 소리 지르며 아까 꼈던 결혼반지를 빼서 임건우의 몸에 던졌다.   임건우의 안색이 바로 창백해졌고, 그날의 그 말이 귀에 맴돌았다.   유가연은 결혼반지가 한 번 더 떨어지면, 영원히 그녀에게 다시 끼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주변 하객들의 경멸하는 시선과 비아냥거리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바늘처럼 그를 찔렀고, 그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유가연의 낯선 증오의 시선이었다.   유 씨 노부인이 입을 열었다. "임건우, 내가 너를 부른 것은 내일 유가연과 이혼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임호진의 혼담 제의는 이미 승낙했어, 이제 넌 나가도 돼, 우리 유 씨 집안의 연회에 넌 참가할 자격이 없어."   "잠깐만요, 할머니!" 이때 임호진이 갑자기 말을 했다. "아무래도 가연 씨의 전 남편인데, 가연 씨에게 청혼하는 것을 직접 보게 하고 싶네요"   노부인은 즉시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좋아, 네가 원하는 대로 해.”   그러자 임건우는 한쪽으로 내몰려 두 눈을 부릅 뜬 채로 있었고, 임호진은 그 자리에서 유가연에게 애틋한 고백의 말을 했다. "가연 씨, 저랑 결혼해 줄래요?”   무대 아래에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승낙해! 승낙해! 결혼해, 결혼해!   이를 지켜보던 임건우는 심장이 떨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유가연은 복잡하고도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임건우를 바라보다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때, 입구에서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만리상맹, 어르신께서 축하하러 오셨다!"   "BMW 한 대를 드리겠습니다!"   “고대의 명 화 한 폭!”   “현금 10억!”   "천억 원 계약서 추가!"   만리의 어르신께서 직접 축하하러 오신다는 말에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이 일어섰고, 또 축하 예물들을 듣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정말 엄청나잖아! 어르신께서 이렇게 큰 선물을 주시다니, 유 씨 집안과의 관계는 보통이 아니었다, 유 씨 집안은 거의 날아갈 것 같았다.   유 씨 노부인은 더욱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서둘러 마중 나갔다.   곧 마동재가 들어왔다.   곁에는 김태원, 김호중, 그리고 다른 십여 명의 만리 고위층 인사들도 따라왔다.   노부인은 웃는 얼굴을 금세 찡그리며 말했다. "어르신, 대가께서 왕림하셨는데 멀리 마중 나가지 못하였네요, 실례했습니다.”   "노부인께서는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건 당연한 거지요.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미스 터 임과 미스 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어르신이 물었다.   할머니는 그가 임호진을 위해 왔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임호진이 더욱 마음에 들게 되었다.   "안에, 안에 있습니다, 지금 프러포즈 중에 있어요" 유 씨 노부인이 황급히 대답했다.   "미스터임이 이런 놀이를 하다니, 정말 재밌겠군요. 갑시다, 갑시다, 이건 꼭 봐야 돼요" 마동재가 굉장히 재미있어하며 대답했다.   곧바로 무대 앞에 도착했다.   한눈에 봐도 임호진이 무릎을 꿇고 반지와 꽃을 들고 유가연에게 청혼하고 있는 게 보였다.   순간 마동재, 김태원, 김호중이 모두 멍해졌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들이 유 씨 건자재 같은 저급한 기업의 송년회에 온 것은 전적으로 임건우의 체면을 봐이이며, 특히 김태원과 김호중은 특별히 유가연에게 사과하러 온 것이었는데, 임건우는 보지도 못하고 임호진이 임건우의 아내에게 청혼하는 것을 보게 된 것이었다.   마동재의 얼굴은 순간 싸늘해졌다. “노부인, 이건 또 무슨 연극이죠?”   하지만 노부인은 눈치를 채지 못하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프로포즈지요! 임호진과 우리 집 유가연은 천생연분, 선남 선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유 대표는 이미 결혼했고 남편은 임건우, 미스터임인데…" 김태원이 말했다.   노부인은 구석진 곳에 있는 임건우를 가리키며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기 저 쓸모없는 놈 말하는 건 가요? 이런 못난 놈이 어디 우리 가연이랑 어울리겠어요? 내일이면 이혼합니다."   마동재는 그제야 구석에 서서 끝없이 비웃음을 당하고 있는 임건우를 발견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들도 다 같이 껄껄 웃었다.   "진짜 쓸모없는 임건우, 너네 할아버지조차 널 버렸는데 누가 너를 원하겠냐."   "하하하, 자기 아내가 시집가는 걸 보고도 가만히 있는 거 봐라, 무능한 놈!"   "이런 쓰레기는 아내는 무슨, 평생 홀아비로 살아야지!"   자기 도련님이 이렇게 대접받는 걸 보고 마동재는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입 다물어!"   마동재는 고함을 지르며 유 씨 노부인을 홱 밀쳐냈다. "망나니 같은 놈들, 너희들 다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냐, 감히 임 도련님을 이렇게 모욕하다니, 개만도 못한 놈들이!"   말을 마치자 그는 급히 달려가 몸을 굽혀 떨며 말했다."임 도련님!"   뭐라고?   방금까지 온갖 비아냥거림을 늘어놓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장내는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으며 모두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임건우는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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