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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시간은 어느덧 흘러 한유설이 이 작은 시골집에 도착한 지 8개월이 지났다. 도착 당시 황량하던 마당은 이제 꽃이 만발하고 온 정원에는 ‘봄’으로 가득하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들마저도 속도를 늦추고 한유설의 정원을 유심히 바라볼 정도였다. 배달이 오지 않는 곳이다 보니 그동안 한유설의 몸은 약간 야위었지만 그 대신 피부는 눈에 띄게 맑아졌고 건강한 생기가 흘러나왔다. 하얗고 붉고 투명한 빛깔의 얼굴. 한유설의 일상은 단순했다. 대부분 집에서 책을 읽거나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 가서 식재료를 사 오곤 했다. 지극히 평범했지만 그만큼 조용하고 평온한 나날이었다. 7월의 아침, 맑고 시원한 공기 속에서 한유설은 여느 때처럼 정원에 나가 꽃에 물을 주고 있었다. 옅은 색 롱스커트를 입고 긴 흑발이 가녀린 어깨를 따라 흘러내렸다. 눈처럼 흰 피부 위로 햇빛이 내려앉자 마치 사람과 정원이 하나로 어우러진 듯했다. 조용히 꽃에 물을 주던 한유설은 문득 들려온 낯선 목소리에 동작을 멈췄다. “저기요. 혹시 우뢰산은 어느 길로 들어가요?” 정원 너머 두 대의 고급 승용차가 멈춰 서 있었다. 말을 건 사람은 두 번째 차의 운전자, 창문 너머로 팔을 내밀었고 손목에 찬 시계며 차 외관을 봐선 부유한 사람임이 분명했다. 한유설은 길가에 있는 표시를 한번 훑었다. 바로 앞에 우뢰산으로 가는 길이 크게 쓰여 있었기에 딱 봐도 의도적인 것 같았다. “이쪽 길로 쭉 가시면 바로 산 입구예요.” 하지만 그녀는 자연스레 길을 가리키며 대답했고 이내 그 남자의 얼굴이 왠지 낯이 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남자, 소민혁은 웃으며 고맙다고 했지만 차를 몰고 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 한유설은 다시 꽃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 그때 그녀의 시선이 무심코 첫 번째 차량의 운전석에 머물렀고 그곳에 앉은 남자의 얼굴을 본 순간,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놓칠 뻔했다. 그는 우주한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오랜만에 본 우주한의 얼굴은 너무도 익숙해서 오히려 낯설었다. 차에 기대앉은 그는 한유설을 바라보며 그 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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