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다음 날 이른 아침, 한유설은 방에서 나왔다. 문을 닫으려던 찰나 시야 끝 복도에 우뚝 선 날렵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심해원이었고, 그는 한순간도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유설은 그가 왜 자신을 그렇게 바라보는지 의아했다. 평소에는 항상 자신을 무시했는데 말이다.
시선을 거둔 그녀는 문을 닫고 수영장 쪽으로 향했다. 몇 걸음 지나자 심해원이 다가오는 것이 보여 걸음을 멈췄다.
한유설은 그가 시킬 일이 있는 줄 알고 멈춰 서서 기다렸다. 심해원은 긴 다리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의 늘씬한 체격이 오히려 압박감을 줬다.
한유설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심해원 씨, 무슨 일 있어요?”
심해원은 그녀의 방 쪽을 흘끔 바라봤다.
“이 방에서 지내요?”
한유설은 자신이 나온 방을 돌아봤다. 그리고 몇 초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
혹시 방이 너무 가깝다며 멀리 옮기라고 할까 봐 짐작했다.
심해원은 그녀의 살굿빛 눈동자를 잠시 바라본 뒤 말했다.
“필요한 거 있으면 조 집사한테 말해요.”
예상 밖의 배려에 의문이 더 커졌다.
‘원래 나를 싫어하지 않던가?’
한유설의 눈에는 의문이 짙어졌다. 그의 관심이 놀라울 따름이다.
‘갑자기 왜 이러지? 전에는 나를 싫어했잖아.’
지난번 사건 하나로 두 사람이 가까워질 리 없고, 그녀 역시 심해원과 가까워질 필요가 없었다. 멀리할 수만 있다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마워요, 심해원 씨. 근데 필요한 건 없어요.”
그녀의 형식적 인사를 무시한 심해원이 물었다.
“지금 아침 먹으러 가요?”
한유설은 고개를 저었다.
“우주한 씨가 수영하신대서 수건 같은 걸 챙기러 가요.”
‘우주한이 수영을?’
심해원은 거의 수영하지 않고 대개 별장 헬스장에서 운동한다.
“그래요, 다녀와요.”
그는 더 이상 방해하지 않았다.
한유설은 천천히 돌아섰다가 점점 속도를 높였다. 살다 보니 우주한도 그렇게 무서운 사람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오늘의 심해원은 정말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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