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결국 그 순간 사무실 문이 열리며 한다은이 안으로 들어왔다.
“대표님.”
그녀는 말하며 나와 진수혁을 훑어보았다.
그때 나는 두 손으로 진수혁의 가슴을 짚은 상태였고 그의 한 손은 내 허리를 잡고 있어 너무나도 애매모호한 자세였다. 누가 봐도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다.
나는 급히 진수혁과 거리를 벌렸다.
한다은은 약간 눈살을 찌푸렸지만 여전히 매우 차분한 표정이었다.
“회의가 곧 시작되는데 대표님께서 계속 안 오시길래 와 봤어요.”
그 말을 듣고서야 나는 생각이 났다. 오늘 오후 네 시 반쯤에 회의 하나가 있었는데 내가 성다예와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바쁘다 보니 진수혁에게 알려주는 것을 깜빡 해버린 것이다.
한다은이 말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회의가 끝날 때까지도 나는 생각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일로 교훈을 얻었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기본 업무에 신경을 써야지. 만약 휴가를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업무는 반드시 제대로 마무리해야지. 결국 나는 삼촌의 오른팔이 될 사람이잖아.’
진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
“유나야, 회의 서류 좀 준비해 줘.”
나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나는 한다은과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
비서실로 돌아와서 나는 서류를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일찍부터 정리를 해둔 덕분에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검은색 힐을 신은 한다은이 다가왔다.
“준비한 서류 좀 볼게요.”
나는 서류를 건네며 말했다.
“전부 여기 있어요.”
“네.”
한다은은 대답하며 서류를 대략 훑어보았다.
“그럭저럭 괜찮네요.”
그녀는 안경을 집어 올리며 나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유나 씨는 아직 젊은 갓 졸업한 대학생이니까 한 걸음 한 걸음 실속있게 일해야 해요. 진심으로 일하면서 실력을 쌓아가야지, 지름길을 찾으려 들지 말아야 해요. 지름길이라는 게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니까요.”
나는 한다은이 나를 오해했다는 것을 알았다. 방금 사무실에서의 그 장면을 보고 내가 진수혁을 유혹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허둥지둥 고개를 저으며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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