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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송서아는 김원우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그의 약간 격앙된 심장 박동이 쿵쿵 울리는 것을 들었고 묘하고 신기한 느낌이었다. 김원우의 감정은 다른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듯했다. 송서아는 때로 김원우가 영문 모를 흥분을 보이거나 또 때로는 알 수 없는 침울함에 빠지는 것을 보면서도 그 감정의 실마리를 전혀 잡을 수 없어 어떻게 헤아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서재는 안방과 아주 가까웠고 특히 안방 욕실과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송서아가 그림 틀 앞에 앉아 있는데 안방 욕실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소리가 귓가에 끊임없이 흘러들어 왔다. 원래는 김씨 가문 운전기사 딸에게 그려주기로 약속했던 어린 양 유화를 시작하려 했으나 막 물감을 갤 때부터 마음이 왠지 모르게 들떠 있었고 끊이지 않는 물소리는 송서아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렸다. 송서아는 깊게 숨을 몇 번 들이쉬었지만 붓을 잡는 순간 머릿속에는 김원우의 평평하고 흠집 없는 등 근육이 불쑥 떠올랐다. 넓은 어깨, 잘록한 허리, 그리고 희미하게 드러나는 인어 선까지. 순식간에 송서아의 붓이 움직이는 화풍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결국, 방금 전 김원우가 셔츠를 벗던 그 순간을 자신이 그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송서아의 얼굴은 화끈 달아올랐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송서아는 황급히 일어나 방금 그린 그림을 가려 버렸다. 김원우는 젖은 머리카락을 닦아내는 중이었고 물방울이 머리끝에서 흘러내려 그의 쇄골 위에 맺혔다. 조명 아래에서 김원우가 숨을 쉴 때마다 쇄골 위의 물방울 하나가 마치 함께 들숨과 날숨을 쉬는 듯 작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뭘 그렇게 가려?” 김원우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물었다. 하지만 송서아가 그림을 완전히 가려버려 도무지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고 김원우는 더 궁금해졌다. 혹시 보지 못할 무언가를 그리고 있는 것 같았다. 송서아는 우물쭈물하며 해명하려 했다. “그, 운전 기사님께 예전에 따님 드릴 어린 양을 그려주기로 약속했거든.” 머리를 다 닦아낸 김원우는 짙은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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