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민채원은 경멸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런 하찮은 집안 이야기를 내가 굳이 걱정할 필요도 아니지만 송씨 집안도 역시 수수한 편이네. 지금까지 누군지 밝히지 않았으니 아마도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
말을 마친 민채원은 입가에 증오와 경멸이 섞인 미소가 스쳤다.
“내가 진작 말했잖아, 송서아가 처음에 박씨 가문에 시집갈 수 있었던 건 인생 최고의 운이었다고! 그런데 자식을 낳지 못하니 박씨 가문의 그 복을 전부 다 받지는 못하겠지?”
민채원은 박유준이 죽은 척한 뒤 박서준으로 위장하게 한 일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듯했다.
오히려 만약 송서아가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면 누가 그들을 헤어지게 하겠느냐고,
못난 것은 자신이 아이를 못 낳는 탓이라고 생각했다.
송서아가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면 박씨 가문이 왜 이렇게 많은 일을 꾸며냈겠는가?
본인 또한 소유나 그 천한 년에게 사과하는 지경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민채원은 분한 마음에 이를 악물며 가방을 움켜쥐었다. 운전기사를 불러 병원을 뛰쳐나왔다.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었던 박유준은 민채원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지 못했다. 고개를 들었을 때 조금 전까지 옆에 있던 민채원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만 알았다.
병원에서 송씨 집안까지 차로 가는 길, 분노가 점점 쌓여만 간 민채원은 차에서 내릴 때 이미 극에 달해 있었다.
송서아가 그녀에게 망신을 시켰으니 이 원한은 꼭 갚아야 할 것이었다.
포효하듯 송씨 집안으로 뛰어 들어온 민채원은 얼굴만 봐도 나를 거스르는 자는 죽여버릴 거야 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원래 담소를 나누며 웃고 있던 하객들은 민채원의 등장에 순간 조용해졌다. 시선은 저도 모르게 민채원을 향해 쏠렸다.
모두가 암암리에 민채원이 망신당하는 것을 보고 웃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입에 올릴 수는 없었다.
박씨 가문을 두려워해서라기보다는 민채원의 성격이 너무 억세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송서아는 혼수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김원우가 그날 백화점에서 산 것들일 뿐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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