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민채원은 박유준을 끌고 병원 옥상으로 향했다.
비가 그친 뒤라 옥상에는 아직 물이 고여 있었다. 민채원은 사방을 살펴서야 입을 열었다.
“미친 거 아니야? 서아 병을 고치려고? 걔가 나를, 그리고 박씨 가문을 어떻게 대했는데. 너 진짜 비 맞아서 정신 나간 것 같아.”
늘 자기 아들을 애지중지하던 민채원은 이번에 참지 못하고 박유준을 욕했다.
‘애도 못 낳는데, 뭐가 좋다고.’
게다가 저번에 소유나한테 당한 것도 송서아 때문이었다.
민채원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박유준은 마치 미친 사람처럼 계속 중얼거렸다.
“서아 씨가 아이를 못 낳으면 대리모를 찾으면 되잖아요. 언젠가 저희만의 아이가 이 세상에 꼭 태어날 거예요. 지금처럼 살 수는 없어요. 이러는 거 싫다고요...”
민채원은 자기 아들이 이렇게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며 답답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세상에 서아보다 괜찮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오늘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엄마한테 말해봐. 오늘 몰래 서아 만나러 갔어? 그 여우가 너한테 도대체 뭐라고 했는데.”
박유준은 까만 밤하늘을 보며 아까 있었던 일을 떠올리자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엄마, 서아랑 결혼하는 사람 노인네가 아니라 젊고 힘센 사람이었어요. 저는 제 아내가 다른 남자랑 결혼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어요.”
그는 송서아가 다른 남자랑 같은 지붕 아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민채원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박유준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젊고 힘센 사람이면 뭐 어때서. 우리 박씨 가문이랑 비교가 된다고 생각해?”
박유준의 감정을 달래기 위해 민채원이 계속 말했다.
“젊고 건강한 남자일수록 자기 아내가 아이를 못 낳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지 않겠어? 잘 생각해봐. 지금 분명 서아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걸 모를 거야. 알고 있었다면 서아랑 결혼하려고 했을까?”
박유준은 이제 겨우 정신을 차리더니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
“결혼할 때까지도 서아 씨가 아이를 못 낳는 걸 모른다면요?”
민채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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