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뜻밖의 만남
대학교 때 한경민은 주이찬이 유수진을 데리고 그의 부모님을 만나는 걸 본 적이 있었다.
주이찬의 어머니는 유수진을 특히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양수희 못지않게 유수진의 흠을 잡았었다.
그러나 유수진은 여전히 공손하게 대했고 식사 자리에서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게 계속 말을 걸었다.
그 당시 그는 바로 옆방에 앉아 있었고 유수진이 주이찬의 가족들한테 잘 보이려고 애를 쓰는 걸 지켜봤었다.
그런데 왜 자신의 가족들한테는 이러는 건지?
한경민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 마음대로 해.”
한경민은 화가 나서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 모습을 보며 유수진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지금 화를 내야 할 사람이 누구인데...
그가 왜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애초에 마음이 약해져서 이곳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
문을 열고 나가 복도를 걸어가는데 낯익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 말하면 옆방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는 도지후가 보였다.
유수진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도지후는 안에서 걸어 나오며 피식 웃었다.
“밥 먹고 있었어.”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도지후는 병원에서 주이찬을 돌보고 있는데 설마...
“다시 만난 지 꽤 오래되었지만 제대로 밥 한 끼도 먹지 못했네. 같이 먹자. 내가 살게.”
도지후는 엄지손가락을 들고 룸을 가리켰다.
“아니야. 난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해.”
유수진은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뜨려 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지 말고 같이 먹어.”
도지후는 열정적으로 유수진을 룸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힘이 셌고 유수진은 다리에 상처가 있어서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비틀거리다가 옆 방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캐주얼한 옷을 입고 있었고 평소 깔끔한 정장을 입은 모습보다 훨씬 더 친근하고 분위기마저 온화해 보였다. 칼처럼 깎인 듯한 이목구비도 그렇게 날카로워 보이지 않았다.
그는 차를 한 모금 마셨고 룸에 누가 들어오는지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유수진이 도망치려 하자 도지후는 단번에 눈치채고 재빨리 문을 닫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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