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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유수진, 아이를 낳도록 강요당하다

유수진은 유명욱이 입을 열자마자 그런 말을 꺼낼 줄은 전혀 몰랐다. “맞구나.” 유명욱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너 아직도 그 남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거야? 넌 이미 결혼했다는 걸 잊었어? 너한텐 남편이 있다고!” 유수진은 말없이 침묵했다. 그녀는 유명욱과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았다. “허, 우리 유씨 가문에 순결을 지키려는 여자가 있다니.” 유명욱은 계속 비웃었다. “결혼해 놓고도 아직도 그 남자를 위해 몸을 지킨다고?” “그런 생각 해본 적 없어요. 한경민과 결혼할 때 제가 내건 조건은 연우를 잘 돌봐주는 거였어요. 그런데 한경민은 전혀 충실하지 않았죠. 혼인신고 당일에도 다른 여자를 찾으러 갔어요. 그런 사람과 제가 어떻게 같이 살 수 있겠어요?” 유수진은 이미 지쳐 있었다. 그때 마침 회사 홍보팀에서 메시지가 왔다. “쓸데없는 소리! 한경민은 네 남편이야. 남자가 밖에서 조금 노는 것도 당연한 거야. 하지만 집에 안 들어오는 것도 아니잖아. 사회에 이렇게 오래 있었으면서 아직도 내가 이런 걸 가르쳐야 해? 네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맨날 사랑 타령에 이혼 타령이지. 내가 말해두는데, 넌 죽더라도 한씨 가문에서 죽어야 해. H 국과 계약이 끝나도 이 결혼은 계속해야 해.” 유명욱은 분을 못 이겨 손가락을 떨며 유수진을 가리켰다. “너는 네 그 못난 엄마랑 똑같아. 빚 갚으러 태어난 년이지.” 유수진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가슴속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만약 엄마가 이런 말을 들으면 얼마나 상처받을까?’ 정서희의 딸로서 그녀도 답답하고 화가 났다. 유명욱은 단 한 번도 진심을 주지 않는데도 정서희는 20년 동안 첩이라는 치욕적인 신분으로 옆에 머물렀으니까. 그때 문밖에서 누군가가 멈칫했다. “아버지, 화나셨어요? 하지만 화낼 이유가 있나요? 그동안 아버지는 엄마가 노예처럼 봉사하는 걸 즐기면서 앞길은 나정희의 수단과 나씨 가문의 가져다준 이익을 이용하셨잖아요. 좋은 건 전부 아버지가 가져가고, 욕은 엄마가 뒤집어쓰고, 억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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