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다음 날 오후.
한서연은 미리 길가에 차를 대고 기다렸다. 하교 종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은우가 화살처럼 튀어나오더니 길가에 서 있던 품위 있게 관리된 중년 부인의 품에 와락 안겼다.
그 과한 반가움이 한서연 눈에는 몹시 거슬렸다.
‘나 말고도 저렇게 살갑게 굴 수 있네.’
속으로 강은우를 욕하며 강은우와 강우빈이 옆에 세워 둔 고급 차에 오르는 것을 지켜봤다. 한서연은 그 여자의 정체가 짐작되자 곧바로 액셀을 밟아 뒤를 쫓았다.
차는 심씨 가문 저택 안으로 들어갔고 한서연의 차는 정문에서 제지됐다. 예약하거나 주인이 데리고 들어가야만 출입이 가능하다는 말에 그녀는 이를 갈며 차를 돌렸다.
‘왜 좋은 건 전부 심은지 몫이야! 아니 인정 못 해. 심은지가 가진 걸 반드시 하나씩 빼앗아 올 거야.’
...
심은지는 요 며칠 계속되는 강우빈과 강은우의 방문이 성가셨다.
최미숙은 심은지가 강은우에게 쌓인 마음의 앙금을 쉽게 못 푸는 걸 알아차리고 더 이상 억지로 화해시키려 들지 않았다.
그날도 강우빈은 예전처럼 저녁때 심씨 가문 저택에 들렀다가 심은지가 오늘은 야근으로 집에 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최미숙과 심종훈 앞에서 표정은 숨겼다.
“어머님, 아버님. 은지 저녁은 제가 회사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아빠, 저도 엄마한테 가져다드릴래요.”
옆에서 강은우가 깡충거리며 말했다.
강우빈은 허락하지 않았다. 요 며칠 강은우가 너무 들러붙어 심은지가 싫증을 낸다고 여겼고 그래서 차라리 회사에서 야근하며 집에 돌아오지 않으려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그런 말은 강은우를 생각해 끝내 입 밖에 내지 않았다.
...
“대표님, 로비에 남자분이 저녁을 가져오셨습니다.”
한성그룹 프런트 직원은 몸을 돌려 내선으로 심은지에게 알렸다. 그러면서 곁눈질로 로비의 강우빈을 훑었다. 깔끔한 분위기, 압도적인 인상, 키도 거의 190은 되어 보였다.
‘슈트 핏 장난 아닌데. 저 안에 섹시한 복근도 있겠지...’
무엇보다, 흠잡을 데 없는 남자가 심은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