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10화

고아린의 스케치에서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는 연둣빛 새순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울 만큼 작고 미묘했다. “고아린 씨.” 심은지는 미소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마음을 건드리는 그림이면 그걸로 충분했다. “우리 팀에 오신 걸 환영해요. 작품, 기대할게요.” “저... 합격인가요?” 첫 면접이라 잔뜩 긴장했는데 바로 통과라니 고아린은 벌떡 일어나 심은지의 손을 꼭 잡았다. “네, 축하해요.” 심은지는 예의 바르게 웃었다. 전시 쇼 일정이 빠듯해 더 고를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고아린을 택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집안 여건이 작업을 뒷받침해 주고 무엇보다 손끝에서 드러나는 감각이 좋았다. 조수 선발을 마치자 심은지는 곧장 한성 그룹으로 이동했다.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하늘이 저물고 도시에 네온이 켜졌다. 최미숙이 야근을 줄이라고 신신당부한 터라, 심은지는 처리할 자료를 집으로 들고 가기로 했다. 한성 그룹 정문 앞에서 강우빈은 멀찍이 서서 심은지가 차를 몰고 나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예전처럼 뒤를 따라가 배웅하지도 않았다. 조수석에는 법원에서 온 기일 통지서가 놓여 있었다. 원래는 그 종이에 대해 물으려고 왔지만 막상 마주하니 꺼낼 말도, 돌아올 대답도 떠오르지 않았다. 강우빈은 저택으로 돌아와 셔츠 단추를 풀고 욕실로 들어갔다. 통지서는 침대 위에 툭 던져졌다. 그 무렵, 강은우는 강우빈이 일찍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 방으로 뛰어왔다. 며칠이나 지났으니 심은지의 화가 좀 풀렸는지, 외가에 가서 심은지를 봐도 되는지 묻고 싶었다. 그런데 침대 위 서류에 눈이 갔다. 이제 제법 글을 읽는 나이라 영어까지도 어느 정도 아는 터였다. “법원... 이혼... 심은지, 강우빈...” 강은우는 목이 메어 그 문구를 더듬더듬 읽었다. 반 친구 중에도 부모가 재판 끝에 이혼해, 엄마를 1년에 서너 번밖에 못 본다는 아이가 있었다. 믿기지 않는 얼굴로 강은우는 복도를 달려 나갔다. 슬픔이 앞섰고 동시에 그럼 누구와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이 밀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