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화
회의실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강우빈의 머리가 한쪽으로 살짝 기울었고, 뺨에는 벌건 손자국이 퍼져 있었다.
강우빈은 눈빛이 몇 번이고 흔들리더니 끝내 체념이 스쳤다. 그러고는 자신을 사납게 노려보는 심은지를 바라봤다. 심은지의 입술에는 방금 스며 나왔던 강우빈의 피가 얇게 묻어 있었다.
강우빈이 고개를 비켜 오른쪽 뺨을 앞으로 내밀었다.
“화 풀리면... 나랑 집에 갈까?”
심은지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서 강우빈을 때리려 했다. 그 순간 강우빈이 번개처럼 팔을 뻗어 심은지를 껴안았다. 며칠 못 본 사이, 강우빈은 심은지에 대한 그리움이 한꺼번에 북받쳤다.
심은지의 몸이 딱 굳었다가 곧바로 몸부림쳤다. 그러나 심은지가 몸부림칠수록 강우빈의 팔은 더 단단히 죄어 왔다.
한참 밀고 당기던 끝에 심은지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세프님만 남기고, 넌 당장 꺼져.”
강우빈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라는 건 심은지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더 몰아붙였다간 역효과뿐이었다. 그래서 강우빈은 팔을 풀며 입을 열었다.
“그럼 너는...”
심은지는 이미 강우빈의 말을 들을 기분이 아니었기에 씩씩대며 몸을 돌려 걸어 나갔다. 복도 쪽에서 청소 아주머니가 허겁지겁 뒤따르면서 말했다.
“대표님, 바닥 미끄러워요. 천천히 가요, 넘어지면 어쩌려고...”
청소 아주머니는 눈앞의 이 남자가 강우빈이라는 걸 몰랐기에 쳐다보지도 않고 심은지만 따라붙으며 노심초사했다. 강우빈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지만, 그래도 심은지가 메인 세프를 받아들인 것이 그나마 작은 수확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회사로 돌아오자마자 곽시훈에게서 보고가 올라왔다. 강우빈이 보낸 메인 세프는 곧장 유수아의 집으로 재배치됐다는 소식이었다.
강우빈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다고 심은지를 어찌할 방도도 없었다.
며칠을 꼬박 바쁘게 보낸 강우빈은 오랜만에 이른 시간에 집으로 돌아왔다. 거실에서는 주혜린이 심은지가 남겨 둔 메뉴 노트를 보고 있었다.
강우빈이 호기심에 받아들여 보니, 소금 한 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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